I♥NY ⇒ WE♥NYC… 뉴욕, 설명이 필요한가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엠파이어빌딩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센트럴파크

by Keeper of HOPE
20050914 New York USA006.JPG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은 화려한 광고판으로 장관을 이룬다.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미국 뉴욕을 향했다. 오전 9시에 이륙했고, 5시간30분을 비행해서 오후 4시30분에 도착했다. 2시간의 시차로 7시간30분이 흘러있었다. 미국은 세 번째였다. 그동안 서부와 중동부를 여행했으나 뉴욕은 처음이었다. JFK공항부터 압도적이고 현대적이다.


‘I♥NY’로 상징되는 뉴욕. 설명이 필요한가. 역시 다르구나 싶었지만 교통체증은 다르지 않았다. 유엔 총회를 앞두고 차량 통행을 제한한 구역이 늘어난 데다 퇴근시간이 겹치면서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데만 2시간 이상이 걸렸다. 결국 호텔 근처에서 내린 뒤 걸어서 이동했다.


마침 뉴욕에서의 일정은 상대적으로 한가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해서 도착 소식을 전했다. “삼촌,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수화기로 전해지는 어린 조카들의 노랫소리에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었지만 말이 한 나라지, 대륙의 끝에서 끝이었다.


저녁식사 후 가방을 둘러메고 나섰다. 맨해튼(Manhattan)에 있는 호텔 정문에서 기자 선배가 “또 어딜 가는데”라고 묻더니, “젊어서 좋다”며 웃는다. 선배에게 활달하게 인사를 남기고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로 향했다. 호텔에서 받은 지도를 들고 걸어서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후미진 골목들이 있지만 유엔 총회 기간이고, 경찰들이 깔려 있었다.


영화처럼 화려하거나 정신없는 곳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평범하거나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유동인구가 많았고, 주변 상가는 유명 브랜드로 도배돼 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카메라를 두고 왔고, 지금 같은 스마트폰 시대가 아니었다. 폰카메라의 화질을 기대하긴 힘들다. 사람들이 많은 매장 몇 곳을 둘러본 뒤 모자 2개를 샀고, 다시 부지런히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20050914 New York USA010.JPG 대형 전광판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간판이 밀집한 타임스스퀘어는 세계의 교차로(Crossroads of the World)로 불린다.


다음날 오전 9시, 한국은 저녁 11시다. 전날 송고한 기사들이 잘 나왔는지 확인한 뒤 써야할 기사를 확인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UN 기조연설 한 건만 말고는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 풀에 배정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기자들은 한가했다. 선배들이 엉덩이가 근지러운 듯 어디라도 가자고 성화를 부리더니, 이내 브로드웨이(Broadway) 뮤지컬을 보러가자며 기염을 불태웠다.


딱히 할 일이 없던 차라 따라나섰는데, ‘맘마미아’였다. 1년 전 대한민국 예술의 전당에서 이미 관람한 입장에서 심드렁했지만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보자는 심정으로 따라나섰다. 브로드웨이로 가는 도중 록펠러센터를 잠시 들르기도 했다.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공간이 타임스퀘어다. 전날의 야경과는 다른 맛이 있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무대배치가 한국과 똑같았다.


알려진 대로 맘마미아는 ‘Mamma Mia’를 비롯해 ‘Chiquitita’ ‘Dancing Queen’ ‘I Do, I Do, I Do, I Do, I Do’ ‘I have a Dream’ 등 아바(ABBA)의 익숙한 노래들로 구성됐다. 한국에서는 번안곡들을 불렀고, 무대 위에 자막이 따로 나왔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의아한 점은 우리말로 이미 봤던 뮤지컬이었는데, 왜 뮤지컬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쩝~


호텔로 돌아와서 기사를 쓰고 나니 몇 블록 떨어진 한국식당에서 장관들과 저녁식사 일정이 잡혔다. 빨리 식사만 끝내고 ‘세계 최고(最高) 건물의 상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둘러볼 요량으로 입구 쪽에 자리 잡았다. 식사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중간에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어른들이 많다보니 쉽지 않았다. 결국 막내 기자는 식사가 파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했다.


야간에 건물 밑에서 바라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일행이 호텔로 출발한 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으로 향했다. 식당종업원이 알려준 대로 찾아가니 의외로 좁은 골목 사이에 381m 높이의 건물이 나타났다. 저녁 9시. 늦은 평일 시간이라 그랬는지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표를 구입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분 만에 86층(정확하지는 않다)까지 올라간 뒤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102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좁았다.


네 방향으로 돌아가며 뉴욕의 야경을 찍기 시작했다. 고층건물, 그러니까 한국의 남산타워나 롯데타워, 시카고의 윌리스타워,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달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날씨 탓인지, 바로 옆 대서양의 영향인지, 수시로 시야가 바뀐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다가 순식간에 멀리까지 또렷하게 보이기도 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스카이타워와 비슷한 느낌이다.


문제는 안개비가 흩뿌리고 바닷바람이 불어대면서 한여름에 추위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었다. 실내를 오가면서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지만, 야경이 잘 잡히는 건 아니었다. 좁은 면적을 몇 바퀴 돌고나니 딱히 더 찍을 만한 야경도 없다. 늦기 전에 타임스퀘어에서 쇼핑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빌딩 밖으로 나오자 한기가 가시고 몸이 따뜻해진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 타임스퀘어까지는 10블록 정도 떨어져있다. 늦은 시간이라 어두웠지만 타임스퀘어는 멀리서 훤히 보일 정도로 화려했다. 걷다보니 사람이 붐비기 시작한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 경찰에게 부탁하니 자기 오토바이에 앉게 한 뒤 포즈까지 잡아준다. 쇼핑몰에서 물건들을 구입한 뒤 나왔다. 타임스퀘어를 오가는 뉴요커와 관광객은 무표정하다.




3일째 되는 날은 이층버스로 시티투어에 나섰다. 호텔 카운터에 문의하니 타임스퀘어 근처에 업체가 많다고 했다. 46번가와 47번가 사이 브로드웨이 쪽 타임스퀘어에서 37달러를 내고 24시간 시티투어 티켓을 끊은 뒤 버스 2층에 올랐다. 멕시코 버스보다는 조금 더 깨끗했다. 4번째 정류장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었고, 유니온스퀘어와 그리니치빌리지, 소호가 이어진다.


뉴욕을 넘어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소호에서 잠시 하차해서 쇼핑한 뒤 다음 버스에 올랐다.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를 지나 월스트리트가 나왔지만,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을 먼저 챙기기로 했다. 배터리파크에서 내려서 부지런히 선착장으로 향했다. 멀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왕복티켓을 끊어 배에 올랐다. 배가 움직이니 바람도 시원하고 기분도 좋아졌다.


10~15분 정도 달리니 어느새 리버티섬에 도착했다. 허드슨강 입구 리버티섬에 높이 93.5m, 무게 204t으로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은 프레데리크-오귀스트 바르톨디(Frédéric Auguste Bartholdi)가 어머니를 모델로 1875년 만들기 시작해서 1884년 완성했다.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내부 철골구조물 설계를 맡았다. ‘프랑스판 드림팀’인 셈이다.


강철과 구리로 만든 자유의 여신상은 처음엔 황동색이었는데, 구리가 산화되면서 현재의 푸른색을 띄게 됐다. 완성 직후 잠시 프랑스 파리에 세워뒀다가 1885년 배로 이송돼 1886년 현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정식명칭은 ‘세계를 밝히는 자유(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인데 프랑스가 미국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했다. 디딤대에서 횃불까지 높이는 46m다.


엘리스섬은 리버티섬에서 북쪽 500m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미국 입국관리 관련시설과 이민국의 각종 설비가 있는데, 1892년부터 1954년까지 1200만명의 이민자가 이곳을 거쳤다. 배는 이내 맨해튼을 향했다. 눈앞에 펼쳐진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새삼 멋있다. 빌딩숲이 만들어내는 인위적 라인이 강과 하늘 사이에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부지런히 카메라를 돌렸다.


배에서 내리자 자유의 여신상 분장을 한 이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친한 척한다. 사진을 찍으니 당연하다는 듯 상자에 가리키고, 2달러를 넣고 나서야 자유로울 수 있었다. 돈 없는 친절은 자본주의에서 사치다. 월스트리트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벤치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마천루(摩天樓, skyscraper)를 실감한다.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듯 높다.


저녁식사 후에는 센트럴파크를 찾았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인데 센트럴파크 입구에 도착해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그날의 노숙을 위해 벤치마다 자리잡은 덩치들이 뭐라고 중얼거리며 위협적으로(?) 쳐다본다.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더니, 괜히 소심해진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나라와 노무현 대통령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애써 위로하며 입구만 보고 나왔다.




20050914 New York USA021.JPG 리버티섬과 엘리스섬을 거쳐서 배터리파크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맨해튼의 스카이라인


한국에서 멕시코로 갈 때 14시간이 걸린데 반해 뉴욕에서 출발한 한국행 비행기는 15시간을 날았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최신 영화를 여러 편 봤지만 대통령전용기도 지루한 건 마찬가지. 책을 보려고 했으나, 먹을 때 말고는 오래 읽기 어렵다. 개인의 의지보다 비행기 내부의 산소 부족 탓일 게다. ‘정신승리’를 시전하며 틈나는 대로 눈을 붙이니, 어느새 성남공항이다.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The City that Never Sleeps)” 뉴욕은 ‘세계 외교의 중심’ 유엔 본부와 ‘세계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를 보유한 ‘세계의 수도’다. 인구 810만명에 맨해튼 등 5개 자치구로 구성됐으며, 대서양 항로의 종점이자 이민자의 관문으로 발전했다. 1977년 이후 사용해온 도시브랜드 ‘I♥NY’는 2023년 ‘WE♥NYC’로 리브랜딩됐다.


20050914 New York USA023.jpg 월스트리트에서는 마천루를 실감한다. 벤치에 누워서 찍었는지, 바닥에 카메라를 두고 찍었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PS. 기자가 비록 공무원은 아니지만, 대통령 순방이라는 공적인 임무수행 중에 짬을 내는 것은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모든 일정에 풀기자단을 투입하고, 밤낮이 완전히 뒤바뀐 시차를 전제로 긴 기간이라면, 가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순방 중에도 주말과 휴일 일정은 유연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철저하게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조심스레 진행해야 한다.


일단 본업인 취재와 마감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 업무에 차질이 없다면, 비상연락망을 확보한 뒤 대통령실 담당자, 회사 데스크와 동선을 조율해서 움직여야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활동하고,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품위 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순방 업무 외 불미스러운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조차 말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해외순방 도중 인근 관광지를 방문한 일정은 대부분 주말이나 마감 이후 오후시간대에 현지 대사관의 안내에 따라 대통령실 직원과 함께 단체로 진행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프롤로그에서 미리 밝혔듯이 모든 여행을 ‘가급적’ 1인 여행의 시점으로 정리했을 뿐이다.


map019_NY.jpg 맨해튼은 뉴욕 5개 자치구 중 하나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센트럴파크 등이 밀집한 곳이다.(구글지도)


[뉴욕 MTA]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 타임스스퀘어(Times Square),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mpire State Building), 센트럴파크(Central Park),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 브로드웨이(Broadway),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미국 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 월스트리트(Wall Street), 소호(S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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