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여전히 활발한 포아스 화산… 군대 없는 세계 1위 행복국가
18번째 해외여행지는 코스타리카(Costa Rica). 멕시코 남쪽에 위치한 나라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뜻이다.
현지 시각 2005년 9월 11일 오전 ‘코드원’ 대통령전용기를 타고 1시간 20분 만에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San José)에 도착했다. 실제 비행시간은 2시간20분이었으나, 양국의 시차가 1시간이었다. 잠시 동안 눈을 붙여봤지만 얼마 뒤 다시 떠야했다.
청와대 출입 시절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고(故) 한상범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를 매주 월요일 점심에 따로 만났다. 풀만 먹는 기자를 아끼셨다. 그는 “코스타리카는 중남미에서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가장 잘 정착됐으며, 헌법으로 군대를 폐지한 세계 최초의 국가”라며 “민주주의 실태와 헌법을 취재해보라”고 권유했는데, 그럴 여유는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SICA(Sistema de la Integration Centroamericana, 중미통합체제)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5개 국가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SICA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 파나마, 벨리즈,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구성됐다. 이 중 당시 6개국이 한국에 공관을 두며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착 이튿날 오전 한·SICA정상회의 취재차 방문한 산호세의 중미경영대학원(INCAE)은 아담하고 소박한 캠퍼스를 가지고 있었다. 건물이 많지 않고, 그나마 내부 공간도 좁았다. 오찬 취재가 불가능할 정도로 북적였다. 캠퍼스는 작았으나, 정상회담 종료 후 10여일이 지난 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세계 최우수 경영대학원(MBA) 국제 부문에서 10위에 오른 학교였다.
취재를 마치고 오전에 기사를 송고했으나 한국은 이미 한밤중이었다. 무료해지려는 찰나 인근 화산을 다녀오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나섰다. 갹출한 돈으로 국산승합차를 대절해서 산호세 외곽으로 나섰다. 이내 엄청난 규모의 커피밭이 나타났고, 승합차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길 옆으로 주택이 줄지어 있다. 강원도 한계령의 인가들이 생각난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계속 올라가니 어느새 포아스 화산(Volcan Poas) 입구에 도착했다. 산호세에서 불과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활화산이다. 코스타리카는 아레날, 이라수 등을 비롯해서 100개가 넘는 화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레날 화산이 가장 유명하지만, 포아스가 산호세에서 가깝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500m를 걸으면 분화구에 도착할 수 있다.
해발 2708m 포아스 화산 정상 근처에서 바라본 분화구는 폭 1.5km, 깊이 300m로 생각보다 컸다. 1828년 이후 40번 분화했으며, 2017년 4월 강력한 분화가 발생하면서 방문객과 주민이 대피한 사례가 있었다. 이후 17개월간 폐쇄됐고, 이듬해 9월 다시 제한적으로 개방됐다. 2019년 9월에도 두 차례 짧게 분화했고, 2025년 4월에는 4km 높이의 화쇄류 기둥을 형성했다.
사실 도착 전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 1990년대 초반에도 한 차례 분출했다는 정도의 얘기만 가이드에게 듣고 올라간 터였다. 부슬부슬 비가 오가고 있었지만 분화구 쪽에서는 끊임없이 연기가 피어오른다. 유황냄새가 진동했으며 분화구 벽면 쪽으로는 노란색 유황가루가 묻어있었다. 구름과 유황 연기가 감싸고 있었지만, 엄청난 위용을 뿜어내고 있었다.
유독가스를 분출하는 화산 인근은 치명적인 유독 가스로 눈이 맵고, 폐를 비롯한 호흡기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다. 아쉽지만, 분화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호수는 포기하기로 했다. 어느새 안개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고, 그곳까지 다녀올 시간적 여유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시간이 좀 흐르자 사진 찍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었던 우리는 비를 핑계로 서둘러 내려왔다.
정상에는 두 개의 분화구 호수가 있다. 북쪽 해발 2300m 높이에 있는 폭 300m, 깊이 30m의 ‘뜨거운 석호(Laguna Caliente)’는 세계에서 가장 산성도가 높은 호수 중 하나다. 바닥은 액체 유황층으로 덮여있어서, 아시디필리움(Acidiphilium)을 제외한 일반 생물은 생존할 수 없다. 초기 지구나 화성 수준이라고 한다. 남쪽으로는 ‘보토스 호수(Laguna Botos)’가 있다.
인구 520만명의 코스타리카는 좁고 긴 중앙아메리카 지협에 위치해 있다. 국토 중앙으로 치리포산(3821m)을 포함한 산맥이 지난다. 태평양과 면한 서쪽 연안은 무더운 열대몬순기후, 카리브해와 면한 동쪽 연안은 1년 내내 많은 비가 내리는 열대우림기후를 띤다. 선선한 중부 산악지대에 인구 절반 이상이 살고 있고, 해발 1100m의 수도 산호세도 온화한 날씨를 유지한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4분의1 수준이지만 국토의 절반이 원시림이며 전 세계 생물종의 5%가 서식할 정도로 생물자원이 풍족하다. 국립공원 한곳에 서식하는 조류 종수가 북미 전체보다 훨씬 많다. 전 국토의 23%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환경보호 국가이기도 하다.
코스타리카 커피는 고급커피로 유명하지만 국제커피 원두값 하락이 거세진 2009년 이후 커피나무 대신 사탕수수 같은 대체작물을 키우면서 커피산업의 타격이 크다고 한다. 파인애플 최대생산국으로 2016년 기준 290만톤을 생산했다. 하와이보다도 훨씬 많은 생산량이다.
코스타리카는 2012년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전 세계 151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타이틀을 얻었다. 2024년 세계 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는 12위였는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가장 높았다. 사회적 유대감과 기대수명이 높고, 국방예산을 교육과 보건에 투자하며 만족도를 높였다.
[산호세 MTA] 코스타리카 국립극장(Teatro Nacional de Costa Rica), 코스타리카 국립박물관(Museo Nacional de Costa Rica), 문화광장(Plaza de la Cultura), 콜럼버스 이전 황금박물관(Museo del Oro Precolombino), 비취 박물관(Museo del Jade Marco Fidel Tristán Castro), 산호세 중앙시장(Mercado Central de San José), 산호세 중앙공원(Parque Central de San José), 메트로폴리탄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de San José)
[코스타리카 MTA] 아레날 화산(Volcán Arenal) 및 라 포르투나(La Fortuna), 포아스 화산(Volcán Poás), 이라수 화산(Volcán Irazú), 린콘 데 라 비에하 화산(Volcán Rincón de la Vieja), 몬테베르데 운무림 생태보존지역(Monteverde Cloud Forest Biological Preserve), 마누엘 안토니오 국립공원(Manuel Antonio National Park), 토르투게로 국립공원(Tortuguero Nation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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