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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YOUHERE Nov 03. 2024

Can't Go Back

돌아갈 수 없음.

우리는 돌아갈 수 없다. 알고 나면 모르던 때로, 노련해지고 나면 서툴던 때로, 상처받고 나면 천진난만하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그 무서운 사실은 우리가 계속해서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줌과 동시에 매일 겪는 시간에 중대한 의미를 더한다. 어제의 [결핍, 갈증, 욕망]으로부터 출발해 오늘의 [불안, 열정, 갈등]을 지나, 어느새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어딘가 달라져 있는 우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경험을 '성장'이라 뭉뚱그려 보자. 한편으론 누구나 매일 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매우 귀하다. 어떨 땐 거저 얻어지는 것 같다가도, 잠깐 넋 놓고 있으면 지지부진한 채로 마냥 축내기 쉬운 것이 세월이란 녀석이니까.


나의 경우, 성장의 기억들엔 수많은 '당신들'과의 인연이 서려있다. 그것은 잊고 싶은 것이기도, 생각만으로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는 것이기도, 마냥 웃음 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 기억들에 대해, 그 인연들에 대해, ‘당신들’이 바꿔놓은 나에 대해 써보리라 마음먹은 지는 아주 오래다. 그리고 이제 가까스로 써보려고 한다. 당신들 때문에 내가 어떻게 됐는지 말해주고 싶어서. 당신들은 어떻게 됐는지 묻고 싶어서. 그게 '성장'이라는 단어와는 아주 먼 모습일지라도 소중히 나누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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