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씩 떠나는 세계일주 by DUKE 이집트 편

4박 5일간의 이집트 여행

by DUKE 이장우


이 집 트


2023.4.11(화)-15(토)


이집트에 가는 계획을 세우고 취소하기를 지난 몇 년간 서너 번은 했다. 처음엔 코로나가 시작돼서 못 갔고, 회사에 급한 업무가 생겨서 못 가고, 개인적인 일 때문에 못 가는 등 이집트에 가려고 할 때마다 무언가 일이 생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집트 여행을 갈 만큼 며칠이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이집트에 가려고 계획을 세웠을 때는 카이로에서 출발하는 룩소행 야간열차를 타고 가서 왕가의 계곡도 가고 다합이나 후르가다에 가서 며칠 해변도 즐기는 열흘 정도의 여행을 계획했는데 지금은 그 계획을 진행할 만큼의 시간이 도무지 나지 않는다. 며칠 시간이 날 때는 이미 다른 스케줄이 계획되어 있어서 이집트를 갈 수 있는 상황은 안되었다.


내가 이집트에 가서 하고 싶은 게 무언가 라는 생각을 곰곰 히 해보았다.

많은 것이 하고 싶었지만 첫 번째는 단연코 피라미드를 보는 거였다.

이집트는 정말 갈 곳도 볼 곳도 많은 고대문화유산의 보고 같은 곳이라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어차피 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짧게라도 가서 가장 보고 싶은 것 하나라도 보고 오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집트의 모든 문화유산을 다 가보고 피라미드를 못 보는 것과 피라미드만 보고 나머지를 모두 못 보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대부분 후자를 선택하지 않을까? 나 역시 그랬다. 피라미드 관람을 메인으로 하고 삼일 간 이집트를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피라미드는 이집트 이곳저곳에 백여 개가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은 피라미드는 카이로 기자지구에 있는 그 유명한 대 피라미드다. 영어로는 Great Pyramid of Giza, Pyramid of Khufu인 이 피라미드는 약 4500년 전 이집트 제4왕조의 파라오였던 쿠푸의 무덤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그리고 카이로에는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를 비롯한 수많은 유물과 보물을 전시해 놓은 이집트 박물관이 있다. 이 두 곳만 제대로 둘러보아도 섭섭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이 두 곳을 메인으로 관광하는 2박 3일 카이로 여행을 갔다.

오고 가는 비행기 안에서의 2박을 더하면 4박 5일의 여정이 된다.

첫날은 이집트 박물관을 가고 저녁엔 크루즈에서 벨리댄스를 관람한다. 둘째 날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관광을 하고 호텔 근처 시내를 다녀본다.

마지막날은 시타델과 시내투어를 하는 관광 계획을 세워보았다.


이집트관광에 대한 조사를 하다 보니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기사들과 상인들 때문에 너무 불쾌하고 지친다는 동영상과 블로그의 글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에 이집트에 갔다 온 내 경험으로는 동영상이나 블로그에서 표현한 것만큼 호객행위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고 느껴진다. 이 정도의 호객행위는 유명 관광지가 있는 나라에서는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생각된다. 내가 경험한 최고의 호객행위는 쿠바의 아바나 에서다. 그곳 시내에서 만난 어느 남자가 나에게 Gohiba Cigar를 사라고 무려 네 번이나 같은 자리를 지날 때면 한 50여 미티씩이나 따라다니며 강권을 했다. 첫날 무심코 다음에 살게 하고 이야기한 걸 기억했다가 그다음 날부터 내가 지나갈 때마다 ‘너 어제 나랑 약속했잖아 하나 사줘’ 이런 이야기를 하며 Gohiba Cigar를 강권했다. 난 그가 판매하는 Cigar의 정품여부에 확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 사줬지만 그가 있는 골목은 우회해서 다닐 만큼 압박감은 상당했다.


이집트에서의 스케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웠다.

첫날 도착 후 숙소 앞에 있는 카이로 박물관을 관람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

저녁에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한 크루즈를 간다. 이 크루즈 패키지는 개인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저녁식사와 개인가이드 포함 총비용 75불 (Maxim Cruz 벨리댄스 관람) 호텔에서 픽업해서 공연이 끝나면 호텔에 데려 다 준다. 난 저녁에 크루즈만 예약했지만 개인 가이드를 이용한 Full Day 투어는 150불이다.


둘째 날은 그룹투어를 한다. 총비용 70불

이날은 한국말을 잘하는 유명한 이집트 가이드의 그룹투어를 간다.

이 가이드는 한국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재미있게 찍어준다.


셋째 날은 우버와 택시를 이용해 혼자 관광한다.

여행 전 아직 이날 스케줄을 정하지 않았다.

시타델을 첫 방문지로 가고 다른 방문지는 현지에 가서 정보를 더 얻어서 결정하기로 했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가이드 없이 마지막날 혼자 다닐 때 팁을 달라는 사람이 많았다.

Citadel에 갈 때 우버를 타고 갔는데 40파운드의 택시비용 (약 2천 원)을 지불했다. 우버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만나는 이집트 사람 모두 팁을 달라고 했다.


시타델 문지기부터, 사원을 청소하는 사람, 사원의 신발을 보관하는 사람, 길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10불에 팁 포함 두 군데 관광지를 가기로 약속한 택시기사가 호텔 근처에 와서 팁을 요구하며 호텔에 내려주지를 않았다. 난 호텔이 보이는 몇십 미터 앞에서 그냥 내렸다. 얄미워서 팁은 주지 않았다. 이날 만난 많은 이집트 사람들이 모두 다 팁을 요구했는데 난 친절했던 시타델의 문지기 에게만 팁을 주었다. 그들은 정말 일상생활에서 몸에 밴 듯하게 팁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위협적이거나 끈질긴 사람은 호텔에 내려주지 않았던 택시 기사를 제외하곤 없었다.

그 택시 기사는 좀... 또 만나고 싶지 않다.


관광을 하기 위해 방문한 어느 도시에나 바가지는 있다. 그 당시에는 기분이 나쁘지만 여행이 끝나고 본래 가격보다 얼마나 비싸게 주었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내 경우에는 그 금액이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난 비싼 기념품이나 충동구매로 기념품들을 잘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광지에서 바가지를 쓰고 사는 작은 기념품 몇 개나 택시비용 음식 비용 등등을 다 합쳐도 기껏해야 몇만 원정도 더 지불한 게 대부분이어서 언제부터 인가 좀 비싼 가격을 지불하거나 바가지를 쓴다는 느낌이 있어도 그 여행의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거부감 없이 그들이 제시한 금액을 기꺼이 지불한다.


그 많은 미라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도굴꾼들이 피라미드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미라에 불을 붙여서 어두운 무덤내부를 밝히는 것이었다고 한다. 삼국지에 여포에게 죽임을 당한 동탁의 배에 심지를 꽃아 태우자 보름이나 불이 붙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동탁의 탐욕스러움의 상징으로 그의 비대함을 나타내기 위한 과장이 더해졌겠지만…. 아무튼 인간의 몸은 불에 잘 타는 것 같다.

바짝 마른 미라는 타는 시간은 짧았 을지 몰라도 더 잘 타지 않았을까?


사망한 고인의 사체를 미라를 만들기 위해 장의사에게 보낼 때 처녀나 젊은 여자들의 사체는 형태를 못 알아보게끔 집에서 사체를 썩힌 다음에 장의사에게 보냈다. 그 이유는 당시 이집트에는 금방 죽은 여자 사체를 상대로 윤간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옛날에 네크로 필리아 (사체를 통해서 쾌감을 얻음)가 존재했다는 게 섬뜩하다.


죽은 사람이 미라로 변신하는 데는 약 70일이 걸린다.

미라가 되는 첫 번째 순서는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를 제거한다. 그중 폐, 위, 간, 창자는 카노푸스라는 단지에 따로따로 담아 보관한다. 내장을 제거한 사체는 팜 포도주로 깨끗이 씻고 40여 일간 바짝 말린 후 몸속에 톱밥과 나뭇잎 천 등을 넣고 형태를 갖춘다. 피부에는 향료와 기름을 바른 후에 아마포천을 감아서 마지막을 완성한다. 그리고 이런 정성스러운 과정을 통해 미라가 된 고대 이집트 사람은 언젠가 부활하여 영생을 얻는다고 믿었다.


피라미드에 있던 귀금속 및 보물들이 도굴꾼들에게 약탈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건 이집트의 문제만이 아니다. 도굴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일어났던 일이다. 이집트의 어떤 파라오들은 자신의 무덤을 치장하기 위해서 다른 피라미드를 파헤쳐 귀금속과 장신구를 갖다 쓰기도 했다.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왕 스스로가 조상의 무덤에 대한 존엄을 지켜주지 않고 자신의 무덤을 화려하게 치장하기 위해 조상의 무덤을 약탈했다는 것이 그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전달되었을지...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라오 중 하나였던 람세스 2세의 피라미드는 발굴당시 텅 비어 있었다. 아마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람세르 2세의 피라미드는 도굴당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반면 10세에 파라오에 올라 18세에 생을 마감한 어린 파라오인 투탕카멘의 피라미드는 그야말로 보물이 쏟아져 나왔다. 다른 피라미드에 비해 작고 보잘것없던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이집트 박물관 한 층을 다 채워 놓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양의 보물이 쏟아졌다. 5,398개의 유물이 발굴되었는데 그중에는 2,000개가 넘은 보석이 있었다.

그 무덤의 몇 배나 큰 람세스 2세의 피라미드가 도굴되지 않고 발굴되었다면 얼마나 귀하고 많은 보물들이 나왔을까…


투탕카멘의 피라미드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투탕가멘의 몸을 감싸고 있던 붕대에 붙어있는 보석을 손상 없이 떼어 내기 위해 사지를 잘라야만 했다. 목을 잘라 황금 마스크를 떼어내고 팔다리를 잘라서 붕대 사이사이에 있던 보물을 손상 없이 꺼낼 수 있었다. 투탕카멘이 저승의 노잣돈으로 가져간 보물들을 꺼내기 위해 투탕카멘은 난도질을 당한 것이다.


난 이 어린 파라오가 너무 가여웠다.

그들의 화려했던 시간은 그 시간으로 끝냈어야 한다. 죽고 난 후에도 값비싼 보석과 유물로 화려한 삶을 이어 갈 수 있다고 믿었던 그들의 미래가 너무 참담하다. 만일 이러한 미래를 알고 있었다면 그 어떤 파라오도 자신의 무덤을 치장하는데 그 많은 공을 들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난 어릴 때부터 가족묘지가 있는 시골의 산소에 다녔다. 그래서 화장하는 것에는 거부반응이 있었다.

요즘은 수목장이나 추모공원이 대세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집트에 다녀와서 수목장이나 추모목등의 장례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공수래공수거란 말 누가 하신 말씀인지 정말 동의한다.


투탕카멘의 발굴과정에 참가한 주요 인물 중 21명이 기묘한 죽음을 맞이했다. 돌연사, 의문사하거나 자살하거나 미치거나…. 이걸 투탕카멘의 저주라고 한다.

그의 저주가 실제로 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영혼이 있다면 자신의 몸을 그토록 난도질한 자들을 용서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첫째 날

사우디 항공을 타고 리야드에서 환승하여 카이로에 도착했다.

비행시간과 대기시간을 합쳐 20시간이 넘는 여정을 소화하고 이집트에 도착한 건 오전 9시다.

이국적인 건물들이 멋있다. 이집트 답게 아침부터 햇살이 강렬했다.

택시를 타고 이집트 박물관 근처에 있는 호텔로 이동을 했다. 도착 첫날 투탕카멘을 만나러 이집트 박물관에 갈 계획이라 박물관과 가까운 호텔로 숙소를 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이집트 국립 박물관에 왔다.


드디어 투탕카멘을 만난다. 투탕카멘 전시장은 2층에 있다.

투탕카멘 전시장 입구

이곳은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아쉽지만 사진은 없다.

이미 사진으로 여러 번 보았던 황금마스크를 직접 보았다.

실제로 보니 오히려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고고학이나 역사학을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진귀하고 값진 보물들이 많았다.

박물관 앞에서 마차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나일 강변을 걸어본다.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 나왔던 유명한 강이다.

이집트 특히 카이로는 4월에 여행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완벽한 날씨다

태양은 뜨겁지만 기온이 높지 않아 다니는데 큰 지장이 없다.

성수기인 12월에 비 해 호텔가격도 20~30% 정도 저렴하다. 관광객도 그렇게 많지 않아 대접받으며 다닐 수 있다.

점심을 먹으러 포시즌 호텔에 갔다.

이 호텔에는 유명한 두 개의 식당이 있다. 아시아 Buffet 레스토랑과 유럽스타일 레스토랑 Riviera다.

두 곳 모두 나일강이 보이는 멋진 뷰의 레스토랑인데 Rivera에는 식사하러 온 유럽사람들이 많았다.

아시아 뷔페는 약 80불 정도 한다.

창밖으로 나일강이 보인다. 날씨도 풍경도 완벽하다.

Le baron라는 이집트 스파클링 샤도네이를 한잔 시켰다.

산뜻하고 가벼운 맛이다. 이집트 와인은 처음 마셔보는데 좋은 와인이다.

인생 버섯 수프를 만났다. 너무 맛있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빵이 담긴 그릇을 갖고 와서 버섯 수프를 부어준다.

적당한 온도의 수프와 유능한 직원의 멋진 프레젠테이션 덕분에 더 좋은 맛을 내는 것 같다.

좋아하는 문어도 시켰다. 맛있지만 다소 평범한 맛이다.

뜨겁게 서빙된 건 아주 칭찬할 만하다. 생각보다 소스가 좀 진하다.

소스양이 좀 적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적은 양답게 강한 맛을 낸다. 매운맛도 살짝 있다.

밀라노 스타일 송아지 요리

이곳 식당의 매니저가 추천해 준 요리다.

난 생선을 먹을까 했는데 문어를 먹었으니 메인은 이걸 먹으라고 추천해 줬다.

유럽식 돈가스인 슈니첼의 고급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뼈 부분이 함께 있으니 좀 더 고급 요리 같아 보인다.

아니다, 송아지 스테이크에 바삭 함을 더했다고 하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매니저가 와서 송아지 요리가 어떠냐 고 묻는다. 별로라고 했다.

음식자체가 별로가 아니라 새로운 음식을 기대했는데 한국에서 먹던 돈가스와 비슷한 익숙한 맛이라고 설명해 줬다. 매니저가 당황하며 음식을 다른 것으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한다.

배가 불러 거절했지만 포시즌호텔의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멋진 인테리어에 훌륭한 직원의 서비스 …. 기분 좋은 점심이다.

한화 약 14만 원을 지불했다. 근데 영수증이 없어 메모에 의존한 정확한 금액이 아니다.


푸아그라를 최초로 개발된 나라가 뜻밖에 이집트다.

푸아그라뿐 아니라 맥주도 이집트에서 최초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옛날 이집트의 식문화가 얼마나 화려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집트에 오면 푸아그라가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라마단 기간이라 가고 싶던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푸아그라는 못 먹었다. 라마단 기간 동안 많은 식당들이 영업을 안 한다.

다음에 오면 홍콩이나 방콕처럼 며칠간 식도락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층 로비 라운지에 가서 차를 마셨다.

디저트의 숫자가 많고 수준이 높았다.

Afternoon Tea Set를 주문하고 싶었는데 이곳에서는 Afternoon Tea를 판매하지 않는다. 밀푀유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를 한잔 시켰다. 이 밀푀유 범상치 않은 맛이다. 달지 않고 품격이 느껴지는 맛이다. 환승하며 몇 시간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느낀 건데 중동지방은 유제품들의 Quality 가 좋은 맛을 낸다. 치즈나 크림의 질감이 꾸덕하다고 하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에 고소함과 깊은 맛이 어우러진 맛이다. 이 지역 크림치즈가 먹어본 중 최고인 듯하다.

포시즌호텔의 수준 높은 서비스에 만족한 식사와 티타임을 가졌다.

서울의 포시즌호텔에서도 느꼈지만 포 시즌 호텔은 직원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호텔 같다.


MAXIN CRUZE

벨리댄스를 보러 크루즈에 왔다. 사람들로 꽉 찼다.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는 라마단 기간이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라마단 기간이 되면 저녁에 집에 있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종일 기도와 금식으로 지친 심신을 해가 지고 나면 무엇이든 이벤트를 만들어 즐기려는 보상심리를 갖고 있다. 이걸 설명해 준 친구는 내가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줬는데 구정 때 아침 일찍 산소에 가서 차례를 드리고 오후에는 가족끼리 모여서 윷놀이를 하거나 영화를 보러 간다던 지 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라마단의 저녁은 종교가 가져가준 한 달간의 바캉스인 셈이다.


크루즈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반반정도로 섞여 있는 것 같았다. 크루즈는 약 2시간 정도 나일강을 오르내린다.

뷔페로 차려진 음식들이 있다.

딱히 눈을 끄는 음식은 없어 보인다. 난 점심을 잘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아 중동식 요구르트와 빵 한두 개만 먹었다.

슈피댄스를 먼저 공연한다

슈피댄스 사실 이건 댄스가 아니다.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 댄스는 이슬람 슈피즘의 기도방식이다. 머리를 한쪽으로 숙이고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때가 신과 만나는 순간이라고 한다. 신과 만난 무희는 사람들과 신의 축복을 나눈다.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검은색 조끼와 흰색 수의를 입고 추는 춤인데 지금은 관광 상품화되어 이러한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춘다.

춤을 추는 댄서와 공연 후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수줍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그가 신을 만났는지 궁금하다.

다음은 오늘의 메인 공연인 벨리댄스다.

벨리댄스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다산을 기원하는 춤이었다는 설도 있고 집시들의 춤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춤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하는 데는 관광대국인 이집트와 터키 무희들의 기여가 컸다.

밸리 댄서가 정말 육감적으로 춤을 춘다. 그런데 팁을 요구하지 않는다.

난 미국과 유럽 그리고 두바이 등에서 벨리댄스를 여러 번 관람했는데 팁을 요구하지 않는 공연은 처음인 것 같다. 팁을 주려고 5불짜리를 몇 개 준비해 갔는데 괜히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퍼포먼스를 보니 섹시하다기보다는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장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그녀의 댄스다. 지금까지 본 벨리댄스 중 최고다.

공연은 총 한 시간쯤 진행됐다. 관객석을 돌면서 개인 레슨을 해주기도 하고 가까이서 춤을 관찰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수준 높은 공연을 보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타흐리르 광장과 이집트 박물관 야경이다.

오른쪽이 이집트 박물관이다.

카이로의 밤은 화려하지만 치안문제는 없어 보인다.

좀도둑은 있어도 강력범죄는 없는 곳이다.

호텔 주변으로 많은 식당과 가계들이 몰려 있지만 비행의 피로함도 있고 다음날 아침부터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밤에는 나가지 않고 호텔에만 있었다.


이틀째 날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햇볕이 강렬하다.


오늘은 인터넷에서 유명한 현지 가이드와 피라미드를 보러 가는 날이다. 이 가이드는 이집트 사람인데 결혼을 앞둔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고 한국말을 정말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다.

이집트 역사를 잘 설명해 주고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심도 갖춘 좋은 가이드다.

나와 요르단에서 유학 중이라는 학생 한 명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동행한다.


오늘의 스케줄이다.

1- 사카라 피라미드 & 우나스 피라미드와 일반인의 무덤

2- 기자 피라미드 & 스핑크스.
3- 붉은 피라미드 & 마이둠 피라미드
4- 옛날 이집트 수도 멤피스의 박물관


처음에 간 곳은 세계최초의 석조 건물인 사카라 피라미드다.

이 피라미드는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데 유명한 쿠푸왕의 피라미드와 비교해 보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사카라 피라미드 입구에 왔을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풍경도 바람도 따뜻한 햇볕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스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곳에 온 목적인 피라미드를 만나는 것이라 괜히 들뜨고 흥분되었다.



사카라 피라미드로 가는 입구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건물이 멋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좁은 석조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이곳에도 고고학적으로 의미 있는 벽화들이 있다.

사카라 피라미드

이 고대 건축물은 직접 마주 서면 숨 막히도록 아름답고 눈을 뗄 수 없도록 신비롭다.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수도 없이 보아온 피라미드다.

난 유명 관광지에 온다는 기대가 있었지 피라미드가 그 자체로 감동을 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내 평생 만난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존재다.

근처의 무덤에 들어가면 이런 멋진 벽화들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른다.

정말 조상으로부터 값진 자산을 물려받은 이집트 사람들이다.

이건 양각으로 새겨진 조각이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 아주머니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자리도 잡기 전에 굽고 있던 빵을 하나 준다.

갓 구운 빵이라 무척 맛있다. 아주머니의 미소가 함께라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치킨케밥을 만들고 있다.

이런 상차림에 수프와 치킨을 준다. 식사는 괜찮았다.



식사 후 멤피스 박물관에 갔다. 람세스 2세의 석상이다.

바로 옆에서 보면 정말 거대해 보인다.

이곳에 작은 스핑크스가 있다.

드디어 쿠푸왕의 대 피라미드에 왔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라미드다.

우리가 흔히 피라미드라고 얘기할 때 대표성을 띌 만큼 이집트를 대표한다.

그런데 오전에 방문한 사카라 피라미드 같은 감동이 없다.

아 여기 유명한 곳에 왔구나 하는 마음뿐이다. 마치 파리의 에펠탑에 갔을 때 느끼는 마음과 비슷하다.

기자의 3대 피라미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카프레의 피라미드, 멘카우레의 피라미드를 기자의 3대 피라미드라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기자의 대스핑크스

이 스핑크스는 정말 수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유명한 스핑크스다.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사람의 얼굴과 사자의 몸을 갖고 있다.

스핑크스는 나라에 따라 그 이미지가 상반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문제를 내서 못 맞히면 잡아먹었다는 괴물의 이미지다. 상반신은 여자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독수리 날개가 있는 사자다. 반면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선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보호하는 보호신의 역할이다.

그래서 이곳의 스핑크스는 정의로운 얼굴표정과 사자의 몸을 갖고 있다.

카프레 대 피라미드 앞을 수호하는 이 스핑크스는 높이는 20M 길이는 80M에 달하는 거대 석상이다.

이 스핑크스는 큰 암석을 깎아서 만들었는데 지금은 코가 없다.

왜 코가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설화와 의견이 있다.

자연풍화에 의해 없어졌다는 설과 영국군이 약탈해 가서 지금 대영박물관에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프랑스군이 가져갔다가 다시 반환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코가 없어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얼굴의 대칭과 조화를 생각해 보았을 때 상당한 크기로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갔을 거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이집트 박물관에 있는 온전히 보존된 작은 크기의 스핑크스다.

이 스핑크스를 기준으로 떨어져 나간 코의 크기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날 많은 유적지를 돌아보았는데 처음에 만난 사카라의 피라미드만큼 큰 감동을 주는 다른 장소나 관광지는 없었다.

이집트 관광은 무엇보다 가이드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난 ㅁ ㅁ라는 이집트 가이드를 만나서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해박한 역사지식과 유창한 한국어 구사능력 덕분에 궁금한 것 잘 모르던 많은 역사를 묻고 배울 수 있었다.

삼일 째 아침이다.

이집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 이틀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날씨가 좋다.

오늘은 저녁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간다.

아침을 먹고 느지막이 호텔을 나와 우버를 타고 Citadel로 갔다.

시간은 약 20분 정도 걸린다.

시타델의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내부의 모습이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과 닮았다.

이곳에는 유명한 전쟁 박물관도 있는데 이날 방문할 수 없었다.

중동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모스크의 아름다움은 황홀하다.

서구의 기독교 문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Citadel을 나와 Mosque-Madrassa of Sultan Hassan 술탄 하산 모스크와 Mosque of Al-Refaei 알 리파이 모스크 에 갔다. 오른쪽이 알 리파이 모스크고 왼편이 슐탄 하산 모스크다.


울림이 굉장히 좋은 슐탄하산 모스크 내부다. 이곳에서 노래하듯 코란을 읽어주면 정말 소리가 좋다.

오른편에 있는 알 리파이 모스크 내부

케디브 이스마엘 총독의 무덤이다. 그는 이집트의 근대화에 앞장서고 수하즈 운하 건설을 독려했던 총독이다.


이곳에는 호메이니의 1979년이란 혁명 때 쫓겨난 이란의 마지막 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무덤도 있다.

친미주의자였던 팔라비는 호화로운 생활과 비 종교적인 태도 때문에 국민들부터 버림받은 비운의 왕이다.

평소 비행기 조정하는 걸 좋아해서 망명 당시에도 직접 비행기를 몰고 이집트로 왔다고 한다. 페라리와 벤츠를 사랑했던 이 멋쟁이 왕이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란은 어떤 모습일까?

70년대 이란은 중동의 파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미니스커트와 비키니가 허용되었던 이란을 생각할 때마다 항상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이란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종교경찰에 의해 체포되기 전에 길거리에서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

친미주의자였던 팔라비를 몰아내고 40년이 지난 지금 이란 국민들은 더 행복해졌을까?

릿츠칼튼호텔에 Afternoon tea를 마시러 갔다.

Tea는 딱 한 가지만 고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대부분 2개 이상의 종류의 티를 마실 수 있다.

평소 좋아하는 English Breakfast를 주문했다. 우유는 차게 설탕도 함께 달라고 했다.

Tea는 TAYLORS가 제공된다. Tea Bag 치고는 좋은 맛이었다.

주문한 차와 함께 3단 트레이가 나왔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이집트에서 다른 곳의 티 룸은 못 가 봐서 비교할 수 없지만 내 경험상 이 정도면 훌륭한 3단 트레이다.


3단

까망베르치즈 다소 평범한 맛이다.

자주 빛 멋진 디저트다. 스모크 터키와 크림치즈의 치즈 맛이 좀 강하다

Brown toast 위에 Greek feta cheese와 Dry Beef와 함께 서빙된다.

연어 샌드위치가 아주 맛있다


2단

디저트들은 달지 않고 구성도 훌륭하다.

스위스 롤과 오페라 등 4가지. 오페라가 촉촉하고 부드럽다.


1단

스콘은 맛이 괜찮은데 크기가 좀 작아 아쉽다.

버터를 묽게 만들고 신맛을 더한 버터와 레몬을 섞은 것 같다.

크림은 클로티드 크림이 아니라 좀 더 묽은 크림으로 음료를 마실 때 위에 올리는 크림과 비슷하다

잼이 아쉽다. 크램베리 잼인데 맛이 별로다.


3단 트레이의 구성과 맛에 대해 직원에게 이것저것 묻자 조리장이 직접 나와 음식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준다. 이곳의 직원들은 유머스럽고 친절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강하다.

3단 트레이의 가격은 450파운드+Tax= 약 600파운드다. 한화 약 2만 8천 원

이곳 호텔들은 직원들 교육이 잘되어 있고 서비스 정신이 뛰어나다.

아마도 관광 대국의 주요 호텔 직원이란 프라이드가 있는 것 같다.


이것으로 이집트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끝냈다.

이제 공항으로 이동하여 사우디 항공을 타고 리야드에 가서 환승하여 인천행 비행기를 탄다.

여행을 끝내고 떠날 때면 아쉬움이 남는데 여기 이집트는 더욱 그런 것 같다.

2박 3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만났던 수많은 보물들과 친절하고 유머 넘치던 사람들이 그리울 것 같다.

특히 다른 도시를 가보지 못해서 더욱 궁금증이 남는다. 시간이 된다면 한 열흘정도의 일정으로 이집트에 다시 오고 싶다. 카이로와 룩소에서 3일씩 그리고 후르가다와 알렉산드리아 같은 해변 도시에서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상상해 본다.

여행해 보았던 중동 국가 중 이곳이 단연 최고의 장소였고 가능하면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이집트는 가능하면 개인 여행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린다. 귀찮게 하는 장사치들과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강력 범죄가 없는 도시란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그들의 그러한 행위를 마주쳐 보는 것도 여행의 한 가지 경험이고 재미가 아닌가 싶다. 나일강변에 앉아 와인 한잔 하는 추억이 좋았다.

다시 올 것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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