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UKE
2023년 9월
가끔 머리 아픈 일이 있어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젊었을 때는 머리 아픈 일이 생기면 강진에 위치한 마량항 이란 곳에 가끔 갔다. 마량항 근처 월출산도 하루 다녀오고 마량항의 등대 근처도 산책하고 남도의 맛을 볼 수 있는 한정식집에 가서 밥도 먹고 이렇게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내고 오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처음 이곳과 인연을 맺은 건 스무 살 때쯤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책을 보고 월출산에 갔다가 여명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던 월출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그 새벽 월출산이 또 보고 싶어 며칠이나 그곳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때 이곳저곳 낮에 돌아다니다가 마량항을 가게 되었는데 낮은 구름과 섬들 그리고 등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멋진 풍경뿐 아니라 처음 경험해 보는 남도의 후한 인심에 매료되어 이후로도 몇 년에 한 번씩은 마량항을 찾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 그 아름다운 마량항을 시멘트로 온통 발라버렸다. 관광특구가 되었다고 했는지 아무튼 무언가 관광 관련 장소로 지정이 되었다는데 항구의 이곳저곳을 시멘트로 흉하게 만들어 놓았다. 마량항만이 갖고 있던 소박하고 아름답던 모습이 마치 성형미인처럼 변해버렸다.
요즘도 가끔 마량항에 가고 싶지만 머릿속의 예전 모습이 없어질까 현대화된 마량항을 만나기가 두렵다. 요즈음은 머리 아픈 일이 생기면 홍콩과 방콕에 간다.
홍콩에는 반갑게 반겨주는 친한 친구들이 있어서 가고 방콕은 정말 휴식과 재충전의 최적화된 곳인 것 같다. 그래서 홍콩 1박 방콕 2박 일정으로 한 번에 다녀올 때도 있다.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차를 마시고 아침 산책을 하는 걸 좋아한다. 예전 영화에서나 보던 보트들이 아직 그대로 다니는 활기찬 짜오프라야의 강변의 아침 풍경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방콕은 가격이 좀 저렴한 호텔이나 기타 어느 호텔에 가도 친절하고 객실 상태도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아시아 최고의 미식도시는 방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음식의 Quality에 비해서 가격은 아직 저렴한 편이다. 기회가 되면 방콕에서 다녔던 식당들에 대한 소개도 해보겠다.
방콕은 대부분의 호텔에서 3단 트레이가 포함된 에프터눈티를 판매한다.
포시즌호텔, 만다린 오리엔탈, 페니슐라, 그랜드 하얏트등 세계의 유수 호텔들이 몰려 있는 방콕에서 어느 호텔에서 에프터눈티를 마시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아니 어디를 가더라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2014년에 처음 방문했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티 룸과, TWG 등의 티 룸에서 모두 만족한
에프터눈티를 마셨기 때문에 다른 곳에도 가보고 싶었다.
이번 여행에서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가려고 했던 후보지는 홍콩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Rosewood 호텔을 시작으로 Four Seasons 호텔, Peninsula호텔과 137 Pillars suites & residences 호텔이다
Four Season Hotel의 The Lounge
Rosewood Hotel의 Lakorn European Brasserie
이곳은 시간이 늦어 에프터눈티를 마시지 못했다. 기회가 되면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137 Pillars suites & residences
이곳은 원래 Executive 객실에 투숙하는 투숙객들을 위한 조식과 석식 장소다.
Peninsula호텔의 로비라운지 / 한층 내려가면 강변 테라스에서 티를 마실 수도 있다.
전통과 품격의 Peninsula호텔이다. 개인적으로 방콕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텔이지만, 바로 강 건너편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티 룸인 The Authors` Lounge의 강력한 존재감에 Peninsula호텔에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이 호텔에서 판매하는 쿠키는 내 기준에 아시아 최고다.
하지만 이 네 군데 호텔은 방문하여 직원들과 이야기만 나누고 에프터눈티는 마시지 않았다. 위 네 호텔은 공통점이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 아무도 에프터눈티를 마시고 있지 않았다. Rosewood 호텔은 5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을 해서 티를 마실 수 없었지만 나머지 호텔들은 모두 에프터눈티를 판매하지만 마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Four Seasons 호텔의 The Lounger와 137 Pillars suites & residences 호텔의 티 룸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그들에게 질문했다. 오늘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온 손님이 몇 명이나 있었는지? Four Seasons 호텔 The Lounger의 매니저는 대답하지 않았고 137 Pillars suites & residences의 매니저는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어제도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두 호텔 모두 내가 원하면 바로 3단 트레이가 포함된 에프터눈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얘기하면 어떤 호텔은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 호텔들에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가는 사람은 나 같은 멋모르는 관광객뿐인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번에 티를 마시러 간 곳은 막강한 포스의 티 룸을 갖고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The Authors` Lounge와 내 기준으로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호텔인 Kempinski 호텔의 Lobby Lounge,
그리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에 있는 TWG에 갔다. 이 세 곳으로 최종 결정한 이유는 2시 이후 방문한 시간에 적어도 4~5 테이블은 손님들이 에프터눈티를 마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강과 같은 방콕의 짜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지금은 새로 생긴 좋은 호텔들에 밀려 World Best Hotel 50에도 들지 못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항상 전 세계 최고 호텔 1~2위를 다투던 14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훌륭한 호텔이다. 이곳의 티 룸인 The Authors` Lounge의 최고 장점은 식사와 커피를 판매하는 다른 호텔들이 점심 식사 시간이 지나고 저녁 식사 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5시 정도까지만 에프터눈티를 판매하는데 반해 이곳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에프터눈티만을 판매한다. 이곳이야 말로 정확히 티 룸인 곳이다. 요즘은 휴식과 충전의 의미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TEA와 TEA FOOD 자체보다 예쁜 사진을 찍으러 티 룸에 간다. 그렇다면 이곳 The Authors` Lounge야 말로 그러한 Need에 정확히 부합하는 곳이다. 이곳보다 더 예쁜 배경을 갖고 있는 티 룸이 아시아에 존재할까? 이곳은 예쁜 곳 이면서도 훌륭한 차와 음식을 제공하는, 내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의 티 룸이다. 난 2014년 이곳에 처음 가보았는데 지난 9년간 세월에 따라 제공하는 차와 음식은 바뀌었지만 인테리어는 거의 변함이 없다. 처음 이 티 룸을 갔을 때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티를 마시고 나서도 한참 동안 나가기 싫었다. 호텔 로비에서 왼쪽의 층계를 반층쯤 내려가 복도를 따라 쭉 걸어 들어가면 밝고 화려한 The Authors` Lounge의 입구가 나온다
2014
년의 The Authors` Lounge
2023년의 The Authors` Lounge
9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기본적인 인테리어나 장식은 거의 변한 게 없다.
입구안쪽으로 이런 모습의 티 룸이 있다.
가든을 바라보는 좌석에서 차를 마실 수도 있다.
티 룸의 아름다움과 잘 어울리는 화려한 3단 트레이다.
아래 내용은 2023년 9월 The Authors` Lounge 티 룸에서 작성했다.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
BAT 1800++ 약 8만 원
TWG English Breakfast Tea
좋은 향과 수색의 차다. 차는 같은 종류로만 리필이 가능하다.
차 맛은 약한 느낌이라 좀 더 티를 넣었으면 내 취향에 더 맞을 것 같다
1단
Scorn이 달지 않아 좋다. 오랜만에 맛보는 달지 않지만 좋은 Quality의 스콘이다. Clotted 크림의 견고함은 좀 덜하다. 잼도 달지 않고 고급스러운 맛이다.
월병 모양의 디저트 만다린 부채
속이 꽉 찬 맛이다 초콜릿인데 오히려 양갱 맛 비슷하다
동그랗고 큰 빵은 크루아상 맛이다.
2단
흰색 작은 만두 특별한 맛없이 밋밋하다,
푸아그라가 들어간 핑거푸드도 있다. 원래 푸아그라를 좋아해서 인지 맛있다.
크랩미트와 XO소스의 핑거푸드는 약간 짜고 비릿하다
3단
분홍색 장미꽃모양의 디저트는 살짝 새콤한 맛과 함께 감칠맛이 강하다.
망고 치즈케이크 달지만 담백함이 있다
꿀이 들어간 초콜릿 무스 등을 포함한 디저트 모두 훌륭한 수준이다
비용은 세금 봉사료 포함 총 2,118밧다. 한국 돈 8만 원 정도 한다
쇼핑센터인 시암파라곤 지하 1층에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직영 베이커리가 있다.
이곳에서도 The Authors` Lounge와 같은 3단 트레이를 판매한다. 가격은 1200++바트다.
정확히 같은 에프터눈티 세트인데 600밧 저렴하다.
이곳 만다린 오리엔탈 베이커리에서 파는 빵과 쿠키를 비롯한 디저트는 에프터눈티 세트인 삼단 트레이에는 없다. 이 호텔은 에프터눈티 세트의 디저트는 따로 생산 관리한다. 그래서 뭔가 특별함이 있다. 한국의 호텔 티 룸들도 이렇게 하기를 바란다. Buffet에도 있고 베이커리에도 있는 케이크나 디저트를 삼단 트레이에도 포함시키면 이 유행이 지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다시 한번 느꼈지만 이곳은 정말 최강 포스의 티 룸이다.
이 낯 설은 이름의 캠핀스키 호텔은 1897년 베를린에서 시작하여 현재 전 세계 77개나 되는 호텔을 갖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호텔이다. 우리에겐 최근까지 캠핀스키 호텔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리가 많이 여행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는 특이하게도 캠핀스키는 호텔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스위스와 독일 쿠바와 중국에도 호텔을 갖고 있는 이 멋진 호텔이 왜 호텔 비즈니스가 가장 발달한 미국과 프랑스 등에는 진출하지 않는 것 인지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하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갔을 때 캠핀스키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이 호텔의 고객 배려에 반해버렸다. 나는 아침 일찍 업무를 보기 위해 호텔을 출발해야 해서 식사를 못할 것 같았는데 로비에 몇 종류의 빵과 커피 우유 등이 차려져 있었다. 나처럼 아침 일찍 나가는 투숙객들을 위해서 택시를 기다리거나 체크아웃을 하는 동안 잠깐이라도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호텔 측에서 준비를 했다. 이것은 따로 돈을 내는 서비스가 아니었다. 90년대부터 호텔 관련 공부를 하고 호텔에 근무를 하고 해외에 나갈 때마다 많은 호텔에 다녔지만 그날 캠핀스키 호텔의 서비스는 들어본 적도 생각한 적도 없는 경험이었다. 어떤 호텔은 3박 이상 숙박하면 양복과 와이셔츠를 다려주는 서비스를 하거나 Welcome Drink나 무료 커피 쿠폰을 주기도 한다. 또 서울의 어떤 호텔은 숙박 손님들에게 고궁이나 박물관의 무료 입장권을 주기도 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려고 머리를 짜낸다. 캠핀스키 호텔의 로비에 차려준 간단한 아침식사는 내가 경험한 최고의 호텔 마케팅이었다. 이건 무료 조식과는 다른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내서 식사를 하지 못할 상황의 고객을 위해서 고객이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 그 시작점인 현관 앞에 간단히 요기할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해 준 거다. 순전히 고객 입장에서의 편의성에 방점을 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후 어느 나라를 가던 숙박을 안 하더라도 캠핀스키 호텔이 있으면 또 어떤 창의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기대하며 가서 차라도 한잔 마셔본다. 어찌 보면 그들의 마케팅이 내게는 제대로 먹힌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 방콕의 캠핀스키 호텔에 차를 마시러 갔을 때는 커피와 케이크를 두 종류 먹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태국에서 마시는 커피가 대부분 내 기준보다 강하다, 캠핀스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때 먹었던 케이크 두 종류와 무료로 제공해 준 초콜릿의 맛이 좋았다. 그 경험을 믿고 이번에 캠핀스키 호텔에 에프터눈티를 마시러 갔다.
로비에 들어서면 기분 좋은 하프 소리가 들린다.
이보다 더 감미로운 소리를 내는 악기가 있을까?
하프를 연주하는 연주자가 눈인사를 해주어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은 티 룸이 따로 없다. 한국이나 방콕의 대부분의 호텔과 마찬가지로 로비라운지에서 오후에 에프터눈티를 판매한다. 하지만 다른 호텔들과는 다르게 이곳에는 에프터눈티를 마시는 사람이 전체 고객의 절반이상 된다. 유명한 쇼핑센터인 시암파라곤과 이어진 이 호텔은 여행에 지친 어느 오후 한두 시간 머무르기 좋은 곳이다. 멋진 하프연주와 함께 맛있는 디저트와 티는 여행에 지친 에너지를 충전하기에 그만이다.
가격은 1636 BAT 한화 약 6만 1천 원
아래 내용은 현장에서 작성했다.
딸기펀치를 먼저 한잔 준다
진하고 감칠맛 나는 맛있는 음료다.
이 펀치는 가능하면 처음과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도시 길 추천한다.
설탕 중에 시나몬 슈가 스틱이 포함되어 있다. 캠핀스키 호텔의 럭셔리 함이 돋보인다. 슈가 스틱이 제공되는 삼단 트레이는 처음인 것 같다. 티는 다른 티 룸과 마찬가지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주문했다.
10분 이상 우렸는데도 수색이 맑고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다.
밀크티를 만들면 맛이 약해질 것이 예상됐는데 생각보다 탄탄한 맛이다.
1단
스콘은 총 3가지다.
스콘별로 항께 먹는 잼과 크림이
딸기잼, 초콜릿잼 클로티드크림 세 가지다.
딸기잼은 달지 않고 진한텍스쳐
초콜릿잼은
클로티드크림 리치하면서 담백하다
모두 캠핀스키호텔로 자체 생산한다.
바닐라스콘 살짝 달고 빵이 촘촘한 느낌 딸기잼과 클로티드 크림과 함께 먹으면 정말 잘 어우러지다.
초콜릿스콘. 초콜릿 맛이 살짝 난다
초콜릿 잼과 클로티드크림 잘 어우러진다.
아몬드스콘 역시 아몬드맛은 살짝 난다
바닐라스콘이 잼과 먹기는 더 좋은 듯
2단
샌드위치를 대신한다고 볼만한 음식이 없다. 온통 디저트 느낌이다
그나마 핑거푸드로 나온 연어 샌드위치가 좀 위로가 된다 새우를 갈아 얹은 태국 식 핑거푸드는 너무 맵다
푸아그라도 베이컨이 들어간 다른 음식도 모두 초콜릿으로 도배를 해 놓아서 모두 초콜릿 맛뿐이다. 원래 있어야 하는 샌드위치를 대신하거나 Savoury라고 인식될 수 있을 만한 게 없다.
. 나처럼 보통의 3단 트레이를 기대하고 온 사람에게는 좀 당황스러운 음식 구성이다.
. 영국식 정통 3단 트레이에는 Savoury food가 포함되게 되어있다. Savoury food의 사전적 의미는 Savoury food is salty or spicy and not sweet in taste:이다.
달지 않아야 하는 Savoury가 빠진 구성이라 좀 실망했다.
1단
치앙마이 초콜릿과 산딸기는 솔직히 그냥 초콜릿 맛이다
피스타치오 크림과 아몬드 케이크는 좋은 맛과 입안 가득 감싸는 풍미가 좋다
이 음식을 만드는데 많은 공과 노력이 들어가 보이는데 전부 초콜릿 맛이다. 진한 초콜릿, 밀크 초콜릿 그리고 새콤한 초콜릿 맛이다. 좀 안타깝다.
이번 캠핀스키 호텔의 에프터눈티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너무 초콜릿으로 범벅을 해 놓아서 조금 먹다 보면 뭐가 뭔지 모를 초콜릿 맛뿐이다. 혹시 초콜릿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좋아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전혀 아니었다. 이곳은 9월 1일부터 11월 말까지 초콜릿을 테마로 3단 트레이를 판매한다. 다음부터는 이 기간은 피해서 와야겠다. 아니 솔직히 다시 이곳에 온다면 뭐가 나올지 모르는 삼단 트레이는 주문을 안 할 것 같다. 그전에 맛있게 먹었던 케이크 한 조각과 차 한잔으로 더 만족한 티 타임을 갖게 될 것 같다.
2008년 시작한 TWG는 짧은 기간 동안 고급화 대중화에 성공한 브랜드다. 싱가포르 브랜드로 알고 있는 TWG는 사실 주인이 인도사람이다. TWG는 TWG1837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 고객들이 TWG의 설립 연도가 1837년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1837년은 TWG가 회사를 설립한 싱가포르의 상공회의소가 설립된 해이다. 왜 TWG가 이 상공회의소의 설립 연도를 자신들의 브랜드에서 기념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인도사람이 싱가포르에 2007년 설립한 회사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좀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창사이래 TWG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니 이 인도사장의 상술이 제대로 먹힌 마케팅이 된 셈이다. 인도 사람이 이런 마케팅을 했다는 걸 알게 되니 유학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스위스 유학시절 인도에서 온 투힌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인도 사람 치고도 작고 왜소했던 투힌은 착하고 정 많은 친구라 한국 학생들 과도 친하게 지냈다. 영어가 서투른 한국 학생 중 몇몇은 숙제를 할 때 투힌의 도움을 받기도 해서 더욱 각별하게 지낸 인도 친구다.
이 친구는 학교와 기차역 중간쯤 에 집을 렌트해 살고 있었다. 이 친구집에는 전화가 있었는데 혹시 인도의 부모님들이 급한일로 연락을 할 일이 있으면 이 친구 집으로 연락해서 당사자에게 전해주는 인도학생들의 사랑방 역할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중 한 인도친구가 무슨 일인지 인도에 전화를 자주 해서 전화비가 100만 원쯤 나왔던 적이 있다. 90년대 초반의 100만 원은 두 달치 생활비에 해당되는 큰 금액이었다. 투힌은 전화를 사용한 친구에게 전화비용을 납부할 것을 당연히 요구했고 그 친구도 처음에는 그 요구에 응하는 듯하다가 투힌에게 반만 부담하겠다고 통보했다. 그 친구는 그 전화가 그곳에 없었으면 난 전화를 안 썼을 텐데 네가 전화를 두는 바람에 내가 전화를 썼다. 그러니 너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라는 희한한 논리를 폈다. 투힌은 억울했지만 어쩔 수없이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이 사건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크게 회자되었다. 난 이 이야기를 동률이라는 후배에게 들었는데 이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후배는 어처구니없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난 유학시절 Deepak이라는 인도 친구와 친하게 지내서 2014년 결혼식에도 참석하러 인도 뉴델리에 간 적이 있다. 평생을 영국 등의 해외에서 살았던 Deepak은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 좀 창피해했는데 다음에 Deepak을 만나면 TWG에 대해 이야기해 주어야겠다. 그가 이 성공한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시암파라곤 지하 1층에 있는 TWG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베이커리의 건너편에 있다.
어느 나라의 어느 지점에 가더라도 TWG만의 고유한 인테리어가 있다.
아래 내용은 현장에서 작성했다.
3단 트레이의 가걱은 1318밧 약 4만 9천 원
메뉴에 있는 티를 고를 수 있다
메뉴에는 160개의 티가 있는데 메뉴에 없는 티까지 총 200개의 티 중 하나를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티의 가격이 290밧이 넘는 건 부족분을 더 내야 한다.
난 320밧의 모로칸 민트 티를 주문해서 30밧을 추가로 냈다.
TWG의 모로칸 민트 티는 민트의 향긋함과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다.
수색은 우리에게 익숙한 옥수수수염차와 비슷하다.
사탕 설탕이 테이블에 있다. 어릴 적 건빵에 들어있던 별 사탕 맛인데 덜 달다.
1단
스파이시 치킨 샌드위치 왠지 모르게 태국의 향이 난다. 토마토 상추 치킨 이렇게 들어있는데 치킨에서 약간 향신료 맛 이 난다 그 외 샌드위치는 평범한 맛이다.
2단
피스토 소스의 토마토 체리 핑거푸드는 바게트의 Quality가 좀 부족한 듯하다.
맛은 피스토 소스 맛이 강해 다른 맛은 느끼기 어렵다.
연어와 초콜릿 브레드 핑거푸드가 의외로 신선하고 맛있다
다른 핑거푸드들도 큰 특징 없이 밋밋한 맛이다.
크리스피 콘과 함께 나오는 약한 매운맛의 참치는 티 와 함께 먹기는 좀 비린 맛이 났다
3단
얼 그레이 초콜릿 마카롱
그랜드 웨딩 티 패션프룻 티가 들어간 코코넛 마카롱
초콜릿 케이 크는 머리가 띵할 만큼 단맛이 강하다
오렌지 케이 크는 부드러운 커스터드 같은 새콤한 맛이다.
기분 좋은 삭감을 갖고 있지만 너무 달다
디저트 단맛의 정도를 어떻게 결정하는지가 그 3단 트레이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티 룸은 단맛의 디저트를 먹는 곳이 아니다. 모든 디저트를 달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어디쯤 인가 균형 맞춘 단맛이 있다. 그 맛의 결정이 티 푸드에서는 중요하지 않을까?
TWG의 삼단 트레이의 음식은 칭찬해 줄 요소가 없는 중 하 정도의 수준이지만 세련된 인테리어와 200종이 넘는 차 종류를 구비해 놓은 것은 다른 티 룸에서는 보기 힘든 차별화이고 높이 평가받는 강점이다.
방콕의 티 룸은 세 곳을 소개했다.
최고의 포스를 자랑하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The Authors` Lounge
아름다운 하프 소리와 친절한 직원들이 있는 Kempinski 호텔의 Lobby Lounge,
편의성과 접근성이 뛰어난 시암파라곤 쇼핑센터에 있는 TWG
시간이 된다면 내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의 티 룸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The Authors` Lounge에 가보실 것을 추천드리며 방콕 편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