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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꾸야! 도꾸야!

-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엄마가 떠났다 -

by 어느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있어

엄마는 갓 태어난 강아지 4마리를 데려오셨어요.

엄마는 동물을 무척 좋아하셨어요.

글쎄요... 나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죠.

같은 날 같은 배 속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지만

생김새도 성격도 제각각이었어요.

커가면서 세 마리는 이웃집으로 갔고,

유난히 엄마랑 잘 지낸 한 마리

도꾸가 엄마 옆에 남게 되었어요.


도꾸야! 도꾸야! 하고 엄마가 부르면,

도꾸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요.

“엄마, 왜 도꾸예요?”

“도꾸니까 도꾸지!”

도꾸와 엄마는 오랜 시간 함께 했어요.


엄마는 도꾸 끼니 때문에

딸네 집이나 아들집에서도 오래 머무르질 않으셨어요.

내가 옆집에 부탁하자고 해도

마음이 안 놓이시는지 서두르셨어요.

“내가 챙겨야지.”

남은 음식을 도꾸한테 갖다주라고 하는 엄마에게,

“우리는 뭐 먹어요?”

마트에 가도 제일 먼저 도꾸 식량부터 챙기셨죠.

“네나 도꾸나 입은 다 같지.”

어느 날 엄마가 말했어요.

“도꾸가 병치레도 많고, 오래 살았다.”

그리고는 마실을 휙 나가셨어요.


잠시 후, 낡은 트럭이 마당에 들어왔어요.

도꾸는 낯선 아저씨 손에 이끌려

트럭 위로 올라탔어요.

안채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던 나는 차마 마당을 나갈 수 없었어요.

창가에서 멀찍이 지켜만 보고 있었죠.


안채 쪽을 가만히 바라보며.

도꾸의 눈빛은 말이 없었어요.

대문 밖을 나가서도 계속 안채를 응시하던 그 눈빛.

그냥... 모든 걸 아는 것 같았지요.


도꾸가 떠난 뒤,

엄마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오셨어요.

“도꾸가 계속 안채만 보고 있었어요.”

말을 전하자 엄마 눈에서도

도꾸와 같은 눈빛이 스쳐 지나갔어요.

그해 가을, 엄마도 집을 떠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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