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은 되고 '쏘리'는 안 된다고?
주말 이틀, 스크린골프 알바를 하였다.
오티를 받자 맞자 바로 투입되어 일을 했다. 일은 너무나 단순한데 자잘하게 기억해야 할 일이 많았다.
룸 29개를 돌아다니며 불을 켜고 스크린을 켜고부터 시작이다. 커피와 물, 사탕등 간식거리를 세팅하고 쓰레기통을 비운다.
2,3,4층비어 있는 룸을 혼자 확인하고 바로바로 세팅을 해야 하니 TMS라는 앱을 -크게 도움 안됨- 확인하고, 1층에 가서 예약표-암호처럼 작성-를 사진으로 찍고 서로 교차점검 후 바로 세팅하지 않으면 프런트에서 군기를 잡는다. 비어있는 방이 많았음에도 바로바로 하지 않으면 전쟁난 거처럼, 전쟁을 대비한다며 호들갑이다.
세팅이 완료되었으면 프런트 파트너와의 그룹 톡방에 세팅완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2,3,4 층 방 구조가 똑같고 층수 표시도 없어서 2-4를 3-4로 오타 한 번 보냈다가 혼쭐난 건 둘째치고 이 사람한테 훈계를 받고 저 사람한테 훈계를 받는다. "오늘은 안 바쁜 날이다. 그렇지만..."
'2-4 세팅완료' 보내면 '넵'이라고 응답한다.
오타문자 발송에 대한 미안함을 '쏘리'라는 문자까지 대동하며 노력하는 신입에게 '쏘리'라는 문자를 언급하지 말라며 공적 톡방에서 그런 문자를 쓴다고 1층에서 4층까지 올라와선... 이해가 상충되는 비인매니저의 행위에 반론을 제기하자 화를 내냐고 되레 신경질이다.
'넵'은 되고 '쏘리'는 안 되는 게 원칙이고 직업윤리란 말인가?
경력 두 달 된 한 소인은 웬만하면 자기는 이렇게 한다며 웬만하면 수건을 트레이에 걸어라 하고, 수건을 말릴 겸 보기에도 나은 거 같고 웬만해서 그렇게 했더니 한 비인이 수건을 반듯하게 접으라며 나는 이렇게 한다며 화를 내며 다시 수정한다. 오티에서 빠진 걸 당연히 놓친 것도 지적질, 훈계질이다. 누구 말이 옳은지?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업무 매뉴얼이 있어 기준이 분명한 것도 아니고.
위계도 없고 질서라곤 없이 3년 동안 다행히 굴러왔지만 얼마나 어수선했을까. 구조적 문제다.
"오늘은 의외로 여유가 있는 날이다. 항상 정신없이 바쁘다. 빨리빨리 적응 안 되면 자기 몸이 고생한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런가 보다 했다. 예약 관련 사안이라 심각성을 인식하기 때문에
(어디 가는족족 대놓고 경박하거나 비인들이 들끓는건 누군가를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위라고 여기는 무식한 집단에 대해)
나는 종교 중에 불교집단을 매우 싫어한다. 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지 궁금하다면 톡을 남겨주길 바란다.
이런 환경에서나마 근무기간이 2년이 넘었다니... 경력여부 상관없이 시급 10,320원 받는 직원이라는데 수평적 동료의식보다 수직적인 주인의식이 강해서 신입 군기가 빡세다.
화장실 갈 짬이 없다.
신입이 와서 잠시 인원이 한 명 더 추가되었다는데, 일을 도울 생각은 없고 지적질이 직위인 듯 업무인 듯하다.
지금은 아무 문제도 안 되는 사안을, 언젠가 일어날 -방이 꽉 차서 정신이 없을- 그날을 위해 배려는 고사하고 신경전을 펼치고 민감하게 군다.
누구나 순간적이든 지속적이든 불편을 경험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불편에는 민감하면서, 타인이 겪을 불편은 인식하지 못하거나 냉담한 건 아닌지?
상호적 이해와 공감능력의 결핍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입을 돕기 위해 그런다는데...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전쟁을 대비해 군인정신을 곧추세워서 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을 시행하는데만 순서와 절차가 있는 게 아니라 일을 가르치는데도 체계가 필요하다.
군대인지? 스크린골프인지?절인지?
자신이 한 말의 억양과 어투, 뉘앙스는 인지하기 쉽지 않으니까. 깨어있지 않으면.
처음 시작한 사람이 여러 정황을 모를 수 있다는 상대의 입장은 전혀 모른다. 오랜 경력자도 놓친다는 말은 왜 하는지.
5살 아이가 자기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황을 보듯이.
2년 넘게 해온 사람에겐 단순한 일이고 그저 못마땅할 뿐, 기다려 줄 여유가 없는 거지.
비 2 소 1 대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