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는 게 아닌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오늘의 도전이 내일의 기적으로-
내 동생은 수준급 일본어 실력의 소유자다. 지난여름, 독학으로 꽤 높은 단계의 일본어 자격증을 취득했기에 이번 겨울에는 좀 더 높은 단계의 급수에 도전한다고 한다.
갑자기 무슨 자신감이 생긴 건지 ‘나도 같이 볼까?’라고 물었다. 중학교 때 히라가나를 배운 이후, 지금은 기억도 희미해져 잘 알지도 못하는 일본어 시험을 보겠다는 자심감은 어디서 나온 걸까.
[中略]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도 힘들었다. 무기력증은 언제나 내 등에 바짝 붙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그나마 가게에서 일하며 틈틈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익혀둔 게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갑자기 내가 일본어 고수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다시 태어나자마자 한국어와 일본어를 공용어로 삼아 배우지 않은 이상. 그리고 나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한 달 남짓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는 게 아닌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내가 일본어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해서 내 미래가 엄청나게 휘황찬란해지는 것도 아니고, 내 직업이 변화하는 일도 없다. 그저 나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를 해서 이뤄보고 싶었다.
[中略]
25년 1월 31일, 성적표가 나왔다. 어라,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화면에 떠올랐다. 합격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매일 외웠던 단어 몇 개가, 시험 직전까지 달달 외웠던 문법이, 헷갈리는 가타카나를 가게에서 보고 또 봤던 모든 것들이 쌓여 합격이라는 결과를 이룬 것이다.
손에 꼭 쥐고 있으려고 했지만 내 안의 불안과 무기력이 달콤한 말을 건네며 힘겹게 잡고 있던 믿음과 의지가 흘러내리는 버거운 순간 또한 있었다. 세상에는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허다하고, 어떤 건 아예 내 마음의 문제가 아니니까.
하지만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고 한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시기이기도 하면서. 그렇게에 나는 오늘도 다음 목표를 향해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이미 나는 변화하고 있으니까.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제가 테니스를 하게 된 동기는 친구 보려고 테니스장에 갔다가 코트에서 게임하는 광경을 보면서 친구 찾기는 뒷전으로 미룬 채 눈은 홀리듯이 노란 공을 따라가면서 점점 테니스에 매료되고 있었다.
그 당시 선수 출신으로 코치를 하고 있었던 선배님의 서브 동작과 백핸드 슬라이스 샷을 보면서 테니스를 꼭 배우겠다고 마음을 먹고 당장 내일부터 레슨을 받기로 하였다.
코트 밖에서는 멋있고 쉬워 보여서 금방 배울 것 같았고, 단기간에 저 그룹에 합류하여 함께 게임을 즐길 것만 같았는데 그 생각이 무모하고 너무 단순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레슨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쉽다고 생각했는데 게임에 임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련지...'
테니스장 벽면에는 코트마다 A, B, C, D로 표기가 되었고, A코트에는 보기에도 실력이 상당한 고수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고 있고 B코트에는 중급 실력으로 보이는 회원들이 노란 공을 쫓아다니는 것을 보니 일정 기간(6개월~1년) 연습하면 저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게임에 동참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고수로 향하는 길은 저 높은 계단을 끝없이 오르는 것과 같았다. 오로지 연습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바로가 아니고, 점진적으로 꼭 나타났기 때문에 그때마다 느끼는 희열과 성취감은 또다시 연습으로 이어지는 힘이 되었고 '노력은 결코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져도 좋았다.
제가 라켓을 잡은 지도 햇수로 어언 36년을 넘어서는데 테니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또 점점 알아갈수록 여러 측면에서 참으로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 중의 하나가 어느 날 갑자기 고수가 된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고 기량 향상의 변화는 단 기간 내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말 저녁 TV 채널 더 라이프에서 <유퀴즈>가 재방송 중입니다. 오늘의 게스트는 작년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연인'의 주인공인 배우 남궁민. 노력파로 소문난 그는 대본을 받으면 너덜 해질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고 말하면서 그토록 연습을 하는 이유는 나중에 대사가 저절로 외워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테니스에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샷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구사되는 이치와도 같습니다. 그 샷이 저절로 됐겠습니까?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이고 그립밴드가 해질 정도로 꾸준히 노력한 만큼 점진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의 순간을 스스로 대견해져도 좋습니다. 대외적인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고, 클럽에서 랭킹의 서열도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모임에서도 등급 조절이 이루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