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리듬 속에서...

낡았지만...

by 조원준 바람소리

아침 식사는 4층 식당에서 찜질방 직원들과 같이합니다.


여느 날처럼 아침을 먹고 나오는데 남루한 차림으로 앞서가는 아저씨는 찜질방 보일러를 담당하는 분입니다. 입고 있는 빨간색의 라운드티셔츠가 많이 낡았습니다.


새 찜질복이 없는 것도 아니고, 누가 새 옷을 입지 말라는 것도 아닌데 꾀죄죄하고 허름한 복장으로 다니면서 일을 봅니다. 절약 정신으로도 여겨지지만, 함부로 버릴 수 없다는, 그분의 쓰는 물건에 대한 애착으로 보입니다.

길을 가다가 가끔씩 도시의 골목 어귀에 버려져 있는 생활용품들을 보는데, '저건 왜 버려져 있지? 저건 우리 집에 있는 거보다 더 새것이네?'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 멀쩡한 것들도 많습니다.


생활을 하면서 오래오래 입고, 쓰다가 버릴 때도 된 물건들,,, 옷가지나, 생활 집기 비품, 가구 소품들,,, 이사 다닐 때 버릴 만도 하지만 그렇게 못하고 다시 챙겨 오는 건 무엇 때문일까?


남이 길 밖에다 버린 것들보다 오히려 더 헌 것이고, 딱히 쓸데도 없는 물건인 줄 알지만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고 애착 어린 눈길만 가는 건 왜일까?


그것은...

비록 사물이지만, 오랫동안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낡아갔기 때문에 내 손때가 묻어있고 내 일부라는 잠재된 생각에 함부로 정을 뗄 수 없는 그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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