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와 함께하는 테니스 이야기...

이 전염병은 약도 없다...

by 조원준 바람소리

전염병은 막을 방법이 없다.

마치 좋은 책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휴일의 평화를 깨는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온다. 평소와는 다른, 들뜬 감정이 실린 목소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쏭아, 네가 보내준 박완서 작가님 영상 이제 봤어. 와, 정말 좋더라."


친구의 목소리에서 흥분이 느껴진다. 그저 좋은 것을 나누고 싶어 영상을 보냈을 뿐인데, 친구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네가 책을 읽으라고 하는데도 사실 읽기가 쉽지 않았거든, 뭔가 어렵게 느껴졌달까? 그런데 이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


목소리는 점점 더 고조된다.


"일상을 이야기하듯 쉽게 표현하는 방식이 이렇게 재미있고 생생할 줄 몰랐어. 이제는 꼭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고마워, 이렇게 좋은 걸 알려줘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가슴속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한 편의 영상이, 한 사람의 문학적 여정을 시작하게 했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했다. 문학의 씨앗을 누군가의 마음에 심었다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책의 매력에 전염된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마다, 조용히 미소 짓는다. 봄의 문턱에 선 어느 날,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함께 찾아온 깨달음. 좋은 문학은 전염병보다 더 강력하게, 그러나 더 아름답게 우리 삶에 스며든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전염병의 매개체가 되어, 누군가에게 책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꿈을 꾼다.



-브런치 작가 행복한부자 김미송 님의 글




이 전염병은 약도 없다.

해피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옮기는 것처럼


테니스장에서 운동하고 있는 친구를 찾으러 갔다가 테니스의 매력에 스스로 전염이 된 지도 어엿 36년 째로 일제 치하가 36년이니 적잖은 세월이다. 테니스는 한 번 중독되면 죽는 날이 돼서야 라켓을 놔야 하는 불치병이다.




휴일 아침 곤하게 든 아침잠을 깨는 휴대폰 벨소리

“형 뭐 하세요~ 아침부터 멤버들이 좋습니다 얼른 나오세요!”


귀가 번쩍 열리게 하는 코치 선생님의 목소리는 약간 들떠 있다. 분명 타이트한 게임 매치를 만들어서 점심 내기를 하고 해가 지기 전까지 이어지는 오늘의 빅 이벤트를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희산 코치 고마워~ 코트에 나가는 시간을 오전으로 당겨줘서’


아침은 차려달라고 할 수는 없고 살금살금 주방으로 가서 라면을 끓이려고 냄비에 물을 붓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어휴 아침부터 병이야 병~ 테니스 병~!” 일어나서 주방 조리대로 향한다.


휴일이면 으레 오후에 운동 갈 줄은 알지만 오전부터라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아내의 핀잔에 애써 미안한 마음을 감추고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테니스에 이미 전염된 환자는 그래도 차려주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서 보무도 당당하게 테니스장으로 향한다.


199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