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避靜·Retreat)이란 영성 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묵상과 성찰의 기도 등과 같은 종교적 수련을 행하는 과정을 말한다.
서울 명동의 가톨릭회관 강당에서 하루 피정(避靜)이 열렸다. 강당 안에는 제대(祭臺) 앞에 기다란 관(棺)이 하나 놓여 있었고, 관은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흰 천으로 덮여 있었으니 영락없는 ‘장례 미사’ 풍경이었다.
체험 시간 전, 강단에 오른 신부는 “여러분 자신의 죽음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묵상해 보십시오. 죽음을 알아야 삶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가르침을 준다.
피정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진짜 장례식 같은, 캄캄한 어둠의 관 속에서 피정을 통한 5분가량의 죽음을 체험한다.
관에 들어갔다가 5분 후에 관 밖으로 나온 사람에게 소감을 물으니 “다시 태어나는 심정이다. 내게 남은 삶이 참 고맙고, 그래서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게 느껴진다.”라고 말을 한다.
우리는 코트에서 수많은 경기를 하면서 승리도 하고 패배도 한다.
패배 후 복기를 통한 깊은 자기반성은 후일 새로운 실력으로 거듭나기 위한 테니스에서의 피정이다.
<테니스에 반하다> 책 본문 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