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먹다
먹는 일에 대하여
함께 먹는 행위는 마음을 나누는 일
The act of eating together is to share your feelings
성당 구역 식구와 동네 사람들이 드나들던 넓지 않은 마당에는, 기름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뜨거워진 프라이팬에 밀가루 반죽 한 국자를 부으면 취~익. 짧고 확실한 음악 같은 소리에 마음까지 고소하게 눌어붙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가장 간편하면서도 많은 양을 나눠먹을 수 있는 부침개는 더할 나위 없는 간식입니다.
불 앞에 앉아 있어도 내 집에 온 손님을 귀하게 맞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마음이 부추전에 한가득 구워졌습니다. 소박한 음식이 나누어지는 곳에 사람들의 따스한 정도 오갑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집을 드나들던 손님들이 라면도 끓여 먹고 가고, 전도 부쳐 먹었지요. 애기 엄마들도 몰려와 함께 양푼에 나물과 밥을 비벼가며 먹었던 날도 서로의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손님들이 집을 드나들 때는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함께 어울리는데, 항상 나누고 먹는 일이 빠지지 않지요.
[中略]
음식은 몸을 살리고, 마음을 윤택하게 합니다. 배가 고프면 먹고, 배가 부르면 멈추는 일은 단순하지만, 그 안엔 삶의 방식과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그릇을 비우는 일은, 어쩌면 마음을 채우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먹음으로써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풍요로워지는 것이죠.
먹는다는 일이 육체와 마음을 동시에 돌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마음을 담아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눠 먹는 일은 단순한 식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을 건네는 일이자, 삶을 풍요롭게 하는 축제와 같습니다.
어떤 모양이든 한 그릇의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마음을 반죽하고, 삶의 온도를 조절합니다. 그렇게 만든 음식을 나누는 순간, 서로의 마음이 흐르고 스며들지요. 식구들과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따스한 마음을 주고받겠지요.
함께 먹는 일이 관계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언어라면, 우리는 한 끼에도 정성을 다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 한 끼가 배도 든든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을 데우고 삶의 결을 다듬는 시간이라면 말입니다.
테니스를 먹다
테니스장에 먼저 나와서 코트를 정리한다. 메마른 바닥에 물을 뿌리고 운동화 자국으로 어질러진 코트 면을 브러시로 쓴 다음 라인기로 선을 그으면 직사각형의 클레이 코트가 멋지게 펼쳐진다.
정리 후 함께 즐거운 게임을 할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오는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한 손님맞이하듯이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테니스 한 게임, 오고 가는 볼로 결과를 내는 승패의 방식은 단순하지만 한 게임을 하는 동안에 전개되는 여러 가지 상황은 하도 변화무쌍하여 삶의 법칙과 비슷하다. 또 볼을 쫓아다니면서 체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육체와 마음을 동시에 돌볼 수가 있다.
한 게임하는 동안 좋은 파트너십으로 즐겁게 마쳤다면 승패를 떠나 만족할 만한 게임을 했고, 이는 몸에 보약 같은 한 끼 식사를 한 것과 다름이 없다.
테니스를 먹는다는 것은
한 게임 동안 파트너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