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침람
만기친람(萬機親覽)은 만기(萬機)와 친람(親覽)으로 된 말이다.
만기의 기(機)는 베틀을 말한다. 자전(字典)에는 織具也(직구야) 즉 베를 짜는 도구로 씨줄과 날줄을 갖는 베틀이라고 풀이했다.
친람(親覽)의 친(親)은 친히, 몸소라는 뜻이고, 람(覽)은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친람은 “임금님이 친히 본다 또는 읽는다.”는 것으로 이것을 몸소 살펴보니(親覽) 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피는 것을 말한다.
모든 정사를 자기 손을 거쳐 행하게 한 사람으로 중국 진시황(秦始皇)은 하루 결재서류를 매일 일정한 무게에 달할 때까지 집무를 했고, 청(淸) 나라 5대 옹정제(雍正帝)는 지방관들과 비밀 편지를 주고받느라 밤을 지새웠다.
우리나라의 성군 세종(世宗)이나 정조(正祖) 임금도 널리 국정에 관한 의견을 구하고 현안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임금은 굵직한 현안들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선정을 베풀었지만 이 당시에도 “작은 일에 너무 신경을 쓰면 큰일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상소문까지 받았다.
통치행위는 국왕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법, 제도, 정책 등을 조직이 일할 수 있게 정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오만 가지 일을 직접 처리하다가 오지랖이 지나치게 넓다는 비평을 들은 조선 임금 정조의 전례를 참고할 만하다.
한 나라를 이끌며 모든 일에 능통하면 물론 유능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반면 복잡한 여러 가지의 일을 실무자에게 맡기고 더 큰 구상을 하는 것만 못할 때도 많다. 모든 일에 자기 손을 거쳐야 직성이 풀린다면
신하들은 손을 놓는다.
테니스 복식경기에서 양 팀 간 전력이 비슷해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가 있기에 파트너는 동수끼리 짝(pair)을 맞추기도 하지만 주로 상수와 하수의 페어가 일반적이며 그 역할은 상수가 60% 이상의 포지션을 맡아서 게임에 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게임 중에 상대와 스트로크 랠리를 할 때는 자기 앞으로 오는 볼은 본인이 주로 맡아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위기의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승부욕이 지나친 어떤 상급자는 마음이 분주해지면서 파트너가 처리해야 할 볼까지 다루는 횟수가 잦아진다.
이런 경우에 하수에게 상수는 절대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그가 코트가 좁다 하고서 행동반경을 넓히면서 종횡무진하면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라켓만 들고 서 있는 모양새가 되어 파트너는 게임 내내 역할이 없다는 자괴감마저 든다.
약속된 시합이나 아주 중요한 경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친선 게임에서 상수는 홀로서의 지나친 활약을 자제하고 어느 정도의 볼은 하수 파트너에게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상수의 배려이자 존경받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리해야 할 볼도 상수가 알아서 다 해버리면 하수는 이 게임이 얼른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심정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