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담후농
선담후농(先淡後濃) - 처음에는 담담하게 뒤로 갈수록 진하게
먼저 무엇을 하고 나중에 어떻게 하라는 ‘先~後~’류의 성어가 제법 된다. 공적인 일을 앞세우고 사사로운 일은 뒤로 선공후사(先公後私)와 같이 예를 배움보다 먼저 중시해야 한다는 선례후학(先禮後學), 그리고 세상의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하고 즐길 일은 나중에 하라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좋은 말이 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하다가(先淡) 뒤로는 점차 진하게 한다(後濃)는 말도 농담(濃淡)이 색깔이 짙고 연하거나 용액이 진함과 묽음을 나타내듯이 수묵화(水墨畵)의 기법에서 여러 가지 일에 폭넓게 깨우쳐주는 교훈이 담긴다.
명나라 화가 당지계는 ‘화가는 먹물을 진하게도 묽게도 쓸 줄 알아야 한다(묵수혹농혹담/墨水或濃或淡), 어떤 경우는 처음엔 묽게 썼다가 뒤로 가면서 진하게 한다(혹선담후농/或先淡後濃), 어떤 때는 먼저 진하게 쓰고 나중에 묽게 쓴다(혹선농후담/或先濃後淡).’라고 했고, 명말청초의 문인 육소형은 ‘친구를 사귀는 도리로 삼아야 한다’는 말로 벗은 이렇게 사귀어야 한다고 좋은 말을 남겼다.
‘처음엔 담담하다가 차차 진하게, 앞서는 소원한 듯 나중엔 친하게(선담후농 선소후친/先淡後濃 先疎後親), 먼저는 멀리 하다 끝에는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도리이다.(선원후근 교우도야/先遠後近 交友道也).’ 그리고 ‘사귀기 전에 잘 살피고 사귄 뒤에는 믿어야 한다’, ‘한 마음으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두 마음으로는 한 명의 친구조차 사귈 수 없다’ 등이다.
위 고사성어를 통해 배울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친구를 사귈 때 신중을 기하라는 것과 그다음은 스포츠에서는 야구나 테니스 등 힘을 쓰는 원리 즉 강약 조절과 스피드하고 강한 볼을 만드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우리들은 일생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어릴 적에 고향 친구나 학창 시절의 동창생들은 그 시절에 순진하고 순수했던 마음을 서로가 읽을 수가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직장 동료나 일반인들은 그때의 우정만큼이나 그 사이가 깊지는 않다.
그런 연유로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마음을 다 줘버리고 나중에 배신을 당하면 가슴 치는 후회를 남길 수 있는 경솔함에 ‘(선소후친/先疎後親)’이라고 하여 주의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하나는 스포츠에 적용할 수가 있는 대목으로 먹을 묻힌 붓으로 화선지에 그어대는 필력(筆力)이 테니스 스윙 동작과 유사하다. 포(백)핸드스트로크 시에 때론 연타 강타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지만 누구나가 기대하는 스윙은 네트 앞 전위의 옆을 빠르게 지나가고 후위 플레이어의 깊숙한 곳으로 가기를 원한다.
화선지에서 먹물을 묻힌 붓놀림, 선담후농(先淡後濃)을 연상하면서 ‘테니스 공간’ 자근공 리더님의 조언을 상기시켜 백스윙에서 포워드 스윙 볼을 컨택 후 팔로스루까지 스트로크 시 효과적인 에너지 전달 방법을 깨우쳐 보자.
『스윙은 라켓을 가벼이 잡고서 전체가 놓아지는 느낌으로 하면 라켓 헤드 끝이 저절로 빨라지면서 지나가는 스윙이 된다. 헤드 끝으로 공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안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헤드 끝을 가볍게 보내주어라. 모든 공(서브, 발리, 스트로크)은 헤드 끝이 지나가는데 공이 와서 맞는 느낌이 되어야 한다.
헤드 끝이 살아서 움직이도록 내버려 두어라. 나의 몸은 그저 따라만 가라. 래깅도 헤드 끝으로 스윙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팔로스루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헤드 끝을 앞으로 향하도록 한 채 가볍게 스윙해야 공이 컨트롤되고 에너지 전달이 쉽게 된다. 물론 스피드도 빨라진다. 회전은 헤드 끝의 스피드로 건다. 나달의 스카이훅도 헤드 끝의 가벼운 빠른 스피드로 만들어 낸다.』
결론은 백스윙에서 임팩트 전까지는 선담(先淡)이고,
임팩트 후 팔로스루까지는 후농(後濃)의 거침없는 붓놀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