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후... 한 달 만에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누구네 형님, 동생, 선, 후배,,, 가까운 인맥관계와 빠트릴 수 없는 인심 후한 시골 분위기라 그럴까?...
바람이 무척 드센 어느 날... 평소에도 바닷바람은 늘 불어대지만 오늘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테니스장은 무척 한가한 분위기로 옆 코트에는 바람과 상관없이(몸무게가 만만치 않음) 주부회원들 세 분이서 번갈아 가며 랠리 중,,,
‘오늘부터 백핸드 레슨이 있다고 했는데 내 차례는 아직 아니나?...’ 흩어진 공 한 곳으로 모으며 어제 힘들었던 샷에 대하여 머릿속에 그릴 때... "한 게임 같이 할래요오~~~?"...
앵???.. 잘못 들었겠지? 설마... 내게 한 소리는 아니겠지? 하면서 두리번거리자...
"거기요~ 한 겜 같이해요~~"
"아~! 저요? 저... 레슨 회원이에요~~"
‘내가 게임 프러포즈를 다 받네?...’ ㅎㅎ
참 야릇한 기분이 드는 순간 코치 형과 눈을 맞추니... "어이~ 한 겜 해 불소~!! 그 대신에 자네 오늘 레슨은 없네~ 게임 레슨이 여어~~ 알았지!"
저 말은... 주부회원들 사람 수 부족할 때 보조로서 한 게임할 수 있다는 코치로서의 인정인데... 체계 없는 교육인지, 시골레슨의 장점인 훈훈한 인정인지는 모르지만 순간 벅차오름이 가슴 가득해집니다.
비록 C코트일지라도 게임을 한다는 것은 두터운 낯짝으로 미친 척, 자발적 덤벼드는 거 아니라면 기다려도 또 기다려도 오는 사람 없어 라켓만 휘두를지 알면 어느 누구든지 대충 땜빵으로 쓰고 보세~ 하는 여성회원들의 챙김 밖에 없는 것을...
당시 실력으로는 도저히 코트에 들어설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백사이드로 깊숙하게 오는 볼... 열심히 뛰어가서 포핸드로만 겨우 넘기지, 첫 서브 실패하면 세컨드 서브를 언더로 상대의 서비스라인 안에 겨우 넣을 정도여서
그야말로 발로서 뛰면서 왼쪽 수비에 급급한, 게임의 룰도, 관련된 용어도 정확히 모르는 거의 백지인 상태였지만 신인가수가 첫 스테이지 밟는 기분으로 백색 라인이 선명하게 그어진 정식코트에서 드디어 데뷔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어쨌건, 그날의 C코트는...
콜럼버스가 첫발 내디뎌 감격의 무릎을 꿇으며 땅에 대고 키스했던 아메리카 신대륙이었으며 닐 암스트롱 아폴로 11호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면서 조심스레 발을 떼였던 역사의 현장이었고, 달 표면을 밟은 거처럼 C코트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나에겐 성지와 다름없었습니다.
처음 받아보는 상대의 서브, 처음 해 보는 나의 서브 앞으로, 뒤로, 좌로, 우로, 사선으로(?), 之자로,,, 게임이 어떻게 시작하여 어떻게 끝났는지?...
게임 중에 나를 곤혹스럽게 했던 몇 가지가 있었는데... 초보의 약점을 훤히 아는 겜순이 아줌마들이 집요하게 나의 백사이드로만 공격을 해대니 집중 공략 당하면서 부자연스럽게 왼쪽으로만 쫓기듯 밀리는 정말 어색한 폼의 내 모습이 한심하고, 부끄럽기까지 하여 아무리 초보라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화가 났습니다.
단식경기였다면 성질대로 쳤을까?...
(그런다 하여 제대로 들어갈 일도 만무하겠지만...) 하지만 나 때문에 게임을 그르칠 순 없기에 조심조심 넘기는 나름 신중한 스텝,,, 훗날 나만의 테니스 스타일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끼친 곤혹스러운 첫 시합이었습니다.
그날 오후의 코트에는 흐르는 바람결에 구름 타고 날아다니듯이 천방지축 전후좌우 종횡무진 하는 저를 보며... "어머~ 남자라서 다르긴 달라~ 엄청 빠르네에~" “나중에도 또 끼여줍시닷~!! 호호호~”
긍정적인 데뷔 판정을 받는,
바람소리의 탄생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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