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입문기...

-데뷔게임 이후-

by 조원준 바람소리

데뷔게임 이후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합니다.


하나는...

너무 재미있는 게임으로 인하여 그동안 나를 즐겁게 했던 여타 잡기들이 진짜 잡귀가 될 것 같은, 그리고 나를 노름판에서 그리워했던 모든 이들,,,(그동안 고스톱 판에서 "쟨 먼저 본 사람이 임자야~~!!!..."라고 하였으나 앞으로 날 찾으려면 테니스장에서만 가능하리라...) ㅎㅎ


둘은...

쉽게 여겼던 운동이었고 몇 달 집중해서 레슨도 하고 연습도 하면 잘 칠 수가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테니스가 그렇게 할 수도, 될 리도 만무한 운동임을 알게 되자 목표를 수정하게 됩니다.


결론은...

너무 멋지고, 어렵고, 그러기에 매력이 더 할 수밖에 없는 이 운동! 이제는 내 삶의 일부로 자리한 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만 열심히 할수록 생기는 부작용도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권유했던 당시와는 다르게 요즘 들어 아내가 하는 얘기...

“돈 버는 일에도 그렇게 좀 신경 써서 해보시오~!” 하면서 말을 하지만 다음 날은 다른 날 보다 일찍 코트로 나간다고 해대는 잔소리를 환청으로 여기면서 서둘러서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를 지나서 해는 중천에서 벗어났지만 아직은 운동하기에는 이른 시간인지 아무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초여름 오후의 테니스코트는 흙먼지 가라앉은 바닥에 운동화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고 운동화에 쓸린 베이스 라인이 지워져 있고 오전반의 게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코트 3면을 브러시만 하고(아직 라인을 잘 그을 수가 없는 구력이어서) 레슨 코트로 옮겨서 무공해지역 땡볕의 자외선 그대로 받으며 서 있으니 살짝만 움직여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리지만 해변으로부터 간간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살갗에 닿으니 갈증에 목을 축여주듯이 고맙게만 느껴집니다.


그날(첫 게임 하던 날) 흙먼지 속에서 얼굴만 붉혔나? 앞선 의욕에 비해했던 게임 내용을 생각해 보니 마음속 부끄러움이 얼마나 컸던지...

백사이드 깊숙이 오는 볼에 대하여 백핸드 샷으로 대처도 못하고(정확히 말하면 할 수가 없는 실력이었고...) 허둥지둥 코트 밖으로 몰리며 돌아서서 어색한 폼으로 쳤던 꼴을 생각하니 다시 얼굴이 발그레 상기됩니다.


못했던 샷 중에 서브와 백핸드 샷에 대한 배움의 의지를 활활 태우며 레슨 볼 가득한 큰 광주리(미역 원초를 담는 대형 플라스틱 광주리로 요즘 레슨 볼 담는 카트기 두 배 정도(?) 볼을 담아 엄청나게 무거움) 질질~~ 끌어다가 베이스라인 선상에 놓습니다.


몇 발짝 움직였다고 송송이 땀이 배일까...

라켓 쥔 오른손 힘주어 비장한 각오로 심호흡을 한 후에 발아래 연습 공 수북이 쌓인 광주리를 미간 흐린 채 뚫어져라 훑어보니 난중일기 적어가는 충무공의 심정이 됩니다.

허리 굽혀 왼손 뻗혀 흙 알 촘촘히 박히고

낫소 로고가 닦인 연습 볼을 거머쥐니...

아! 홀로서의 마부작침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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