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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Oct 11. 2024

삶의 리듬 속에서...

숨겨진 배려...  


#1. 아침 출근길엔 대중교통인 버스를 탔습니다.   


러시아워를 피한 시간이라 버스 안은 다소 한가합니다. 두 정류장쯤 갔던가? 버스가 정차를 하고 손님들이 내리고 올라오는데 

맨 나중에 오른 노신사 한 분이 다리가 불편한 지 걸음이 몹시 느립니다.     


뒤 자석에 있는 빈자리까지 천천히 걷고 있는 동안에 백미러를 유심히 들려다 보고 있는 버스 기사님이 그분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차를 출발시키지 않습니다.     


움직이는 버스는 건장한 사람도 중심을 잡기가 참 어려운데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오죽할까? 어느 짧은 순간의 배려를 보면서 왠지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2. 와인 잔을 보면 그 호텔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샴페인은 볼이 좁고 긴 잔을 사용하는 게 정석이라고 어떤 포도주 애호가는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샴페인 잔은 기포가 증발되지 않도록 최대한 볼이 좁아야 하고, 미세한 기포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길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수준을 떠나서 여성이 많이 모이는 파티에서는 볼(bowl)이 넓고 깊이가 얕은 납작한 잔을 내놓을 때가 많다는데 이는 모임에 참석한 중년 여성을 배려한 조치랍니다.     


긴 잔에 담긴 샴페인을 마시려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젖혀야 하고, 이때 감춰져 있던 목의 주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목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은 화장만으로 감출 수가 없는 노릇이라 젖히지 않고 잔 끝만 살짝 올려도 마실 수 있도록 그렇게요...




배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소통으로

베풂과 정을 알게 해주는 영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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