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내 너를 알고 난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사시사철 단 하루라도 네 생각을 빠트린 적이 있었던가?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너는 나의 영원한 친구이자 내 삶의 일부인 것을...
제가 이 매력적인 운동에 흠뻑 빠져든 지도 햇수로 어언 34년을 넘어서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또 점점 알아갈수록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어려운 운동이라서 아직까지도 제게는 그 묘미가 가히 마력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답니다.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운동 테니스, 그 후 30여 년 동안 광신도가 돼버려서 지금 주말 코트로 나서는 나를 보면서 아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주말이여~ 주말~! 주말은 가족과 함께~~!!!" 투덜거리면서도 '그래도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참 좋은 운동이지...' 하고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이젠 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테니스... 바람소리는 망망대해에 표류하더라도 구명조끼나 튜브보다 테니스공 손에 쥐면 몸에 부력이 더 생길 것 같고 라켓마저 있다면 바다에 누워 구조될 때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질 것 같은 이 좋은 운동의 진미(珍味)를살짝 느껴보기로 합니다.
테니스 한 게임...
서브&발리, 네트선점 그리고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볼에 강한 스매시!!! 이 산뜻한 마무리는 테니스의 꽃이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쾌감입니다.
제가 좋아하고 신앙처럼 여기는 테니스는 한 게임 중에 여러 가지 상황이 전개되는데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거나 허를 찌르는 변화무쌍한 서브와 응수에 이어 상대와 랠리 공방전을 펼치는 여러 구질의 스트로크, 짧게 또는 빨랫줄처럼 길게 뻗어가는 발리 샷, 대처할 시간 없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로브와 궤적을 끊어내는 스매시 등,,,
기술적인 내용과 게임을 하면서 이런 기술들을 사용하여 파트너와 함께 앞에 상대를 두고 코트에서 수시로 공수전환이 되면서 전개되는 다이내믹한 운동입니다.
여기엔 몇 가지 어려움이 필수적으로 따르고 겉모습과는 달리 그 안에 많은 애환들이 녹아있는데 이것은 테니스 동호인의 저변확대에 저해되는 요인과도 직결되는, 공통의 안타까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기술적인 어려움으로는 볼을 잘 치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는 훈련과 모든 샷의 완성도를 높이는 반복 숙달의 지속적인 노력이 따르고 그다음은 실전에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제 실력을 유지하고 발휘하는 멘털이 요구되며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보다 더한 것은 승패를 가리는 게임 중이나 후에 발생되는 사람 간의 마찰 극복이 관건입니다.
코트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모여 운동을 합니다. 정해진 목표를 두고서 운동에 전념을 하는 사람들, 즐기는 스포츠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 다른 이유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이렇듯 각각 유형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테니스 코트에는 오가는 볼 사이에서 희로애락이 끊이지가 않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 공간입니다.
오랜 기간 제게는 신앙이 돼버린 테니스가 좋은 가장 큰 이유는 게임 후 공 하나의 복귀로 웃고, 아쉬움 남기고, 그 아쉬움은 실력배양의 밑거름이 되고, 맥주 한 잔의 여유와 실력 편차를 떠나 즐거움 속에 장유유서가 유지되는 인간관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테니스는 1883년 5월에 부임한 미국의 초대 공사 푸트에 의해서 도입되었는데 미국공사관 직원들과 개화파 인사들과 테니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양반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