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코트에서 경기 시 나와 상대, 또 우리 편과 상대편의 기민한 움직임 속에 순간 벌어지는 일들을 과학 공식처럼 대입할 수 없고, 그럴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처럼 구질을 파악하고 스피드와 파워를 감지하고 높이를 감안하고 각도를 예측하여 볼의 낙하지점까지 쫓아가서 내 위치를 확인한 후 종합적인 판단이 서면 내가 리턴 시에 필요한 타법과 힘을 어느 정도 낼 것인지 찰나의 순간에 계산되어야 그나마 좋은 샷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다.
경기에서 상대를 이기거나 비등하거나 최소한 후회 없는 패배를 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고 그에 따른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공상과학 영화에서 로보캅이나 아이언 맨이 적과 마주쳐 싸울 때 상대의 화력이나 파이팅 능력을 분석한 후 이에 맞서거나 이길 수 있는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어 대적을 하듯이 상대의 전력을 파악한 후 공방전을 펼칠 때 그 상황과 맞설 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세기의 관심을 모았던 사람과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어렵지 않게 이겼던 것은 구글에서 상대를 맞춤형으로 학습시킨 효과라고 하니 결국은 상대의 파악과 대처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가 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알파고와 인간의 능력을 비교하려고 하지 않을까?... 테니스라면 알파고와 맞서는 선수는 황제 페더러가 되겠지...
승패는 글쎄?...
일단 무감정 대응인 알파고는 상대의 전력 분석과 멘털에 강하겠지만 페더러의 라켓에서 간간이 터지는 예측불허의 삑사리가 변수로 작용한다면 승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ㅎㅎ
생각만 해도 딱딱한 과학을 테니스에 적용하기가 생뚱맞은 것 같아서 ‘과학(科學)’이란 단어를 찾아봤는데 사전적인 정의는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인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나 학문'으로 나와 있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볼을 사물의 현상으로 볼 때 내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고 유리하게 작용하게 하는 상태로 사용한다면 테니스가 과학이란 말도 과히 틀린 소리는 아닌 것 같다.
테니스는 과학이다 아니, 과학 그 이상이고 생각하고 움직이면서 볼을 조절하는 행위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