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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Mar 28. 2024

끝없는 성장통...

다이아몬드부 단체전 대회를 다녀와서...


시절은 말만 춘삼월,

비가 오고 바람 불어 어수선한 날이 계속되니

앙당 문 꽃봉오리는 열릴 줄 모르네...      


볕에게만 허락할

꽃의 고집인가...     



       

유난히도 변덕을 보이는 봄날, 전날 밤에 내린 비는 아침에야 그치고 원미산을 덮은 두꺼운 안개는 조만간에 화려하게 펼쳐질 진달래꽃 축제를 신비스럽게 가려주고 있다.      

    

원미산 자락에 위치한 부천종합운동장의 테니스 코트에서 열리는 부천시 관내 시합의 첫 대회인 '화사랑 배 단체전’은 요즘 테니스 열기가 반영되듯이 작년에 비해 많은 팀이 참석하였다.     


오래전에는 대외적인 경기에 출전하면 긴장감이 생기고 게임 전에 긴장도도 높아졌지만 이제는 이런 규모의 대회 분위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나이가 듦으로 나타나는 현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금 무디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는 마치 세상을 많이 살아본 사람들의 경험치에서 우러나온 느긋함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개회식에서 사회자께서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을 하여 자리를 빛내 줬다고 떠드는데 그들은 왜 이때만 되면 나타나서 시간을 뺏고 번거롭게 하는 것일까? 신성한 스포츠 마당에 와서 해대는 수작질이 가소롭기 그지없다.


8년 전에 당시 현역의원이 테니스 코트로 선거운동을 하러 왔는데 공공 체육시설 사용 시간에 대하여 동절기와 하절기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를 건의한 바가 있었다. 그 당시 선거운동 때는 뭐든지 다 들어줄 것처럼 하였는데 지금까지도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비용이 발생하는 일도 아닌데도 말이지. 건성  투성인 그들은 당선되면 우리들 눈앞에서 사라지는 특권층일 뿐이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참가 클럽은 각 배정받은 코트로 가고 우리 팀이 속한 조는 우연인지는 몰라도 마치 집행부에서 배려하여 조를 편성해 준 것처럼 13번 코트에 모인 세 클럽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시니어분들이었고, 각자 클럽은 모두가 속으로는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계산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1차전 상대 복사골 C팀의 전력을 살펴보니 폼도 정석이 아니고 볼 스피드나 파워도 그냥 오랜 구력으로 다져진 실력을 보여서 저 멀리 유럽에서 건너온 테니스가 한국에 와서 동호인 레크리에이션으로 변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차전 오더는 그런대로 잘 짜졌고 첫 경기는 선전했으나 경험도 부족하고 역부족으로 1패를 한 상태에서 나는 두 번째 경기에 임했다. 상대 팀은 내가 공략하기에 알맞은 전력이라고 여겼지만 역시 구력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첫 게임을 딴 후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팽팽하게 맞선 게임 스코어는 2-2 동점, 다시 나의 서브를 잡고 3-2에서 4-2로 벌릴 찬스를 놓쳐 3-3이 되자 승기는 상대 팀으로 넘어간 듯 스코어는 단숨에 3-5 포리 피프틴 매치 포인트가 돼버린다.     

     

마음을 비우고 차분하게 대응하여 노에드에서 한 게임 따라잡아 4-5, 5-5 타이브레이크까지 가게 되고 타이 7-4로 1승을 챙긴다. 이런 상황은 대회에 나가 보면 어느 누가 됐든지 자심(?)하면 생기는 역전 드라마로써 우리 팀이 짜릿한 희열을 맛본 경기였다.       



 

2차전도 해볼 만한 클럽이었는데 두 팀이 석패를 하 예선전 전패로 탈락하였다.

늘 그렇듯이 게임 후에 게임 복귀와 함께 승패를 떠나서 정작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였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이번 대회에서 만큼은 나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였는가?


역시나 아니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은 차치하더라도 테니스의 기본 중의 기본인 포핸드스트로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포핸드 감이 잡히지 않으면 일단 자신감이 결여되어 모든 샷에 영향을 미친다. 스피드나 파워도 떨어지고 원하는 곳으로 볼을 보내지도 못하는 무용지물의 상태는 나 자신만이 아는 느낌이었다.


난 늘 궁금하였다. 그 궁금증은 내가 부단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내가 원하는 샷의 완성도 떨어지는 것에 대한 미스터리다. 특히 포핸드에 대한 만족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 미스터리에 대한 해법은 정녕 없는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테니스 라켓을 잡은 지도 어엿 35년이 되었고 청년부, 장년부, 베테랑부를 거쳐서 시니어부로 진입을 하였다.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도 했지만 참가할 때마다 항상 숙제를 안고 온다.       

 

숙제 30여 년 동안 테니스를 했는데도 아직도 결핍을 느끼고 있 성장판이 아직 다 닫힌 것은 아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완성시키지 못한 샷, 특히 파워 있는 포핸드스트로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며...


테니스는 해도 해도 어렵지만 평생 공부 해야 하는 즐거운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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