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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Jun 07. 2024

삶의 리듬 속에서...

수술 여행...

 

한평생을 살아갈 부부가 취미생활 같이 한다는 것은 생의 동반자로서 좋은 이 많은 것 같다.    

 

스포츠나 등산, 여행을 취미로 함께하는 부부 동일한 시간대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따로 지낼 일이 없으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 이점 있다. 물론 약간의 불편한 점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 부부는 취미가 아주 다르다. 나는 동적인 반면에 아내는 움직이는 것 몹시 싫어한다. 일례로 내가 테니스밖에 몰라서 그러기도 하지만 나는 여행 다니는 것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국내 여행의 경우 운전을 장시간 하게 되고, 고속 주행 시 긴장감 특다.      


아내는 나와는 정반대로 운동은 아주 싫어하지만 여행을 좋아한다. 여건이 되면 가까운 외국이라도 여행 가자며 여권을 발급받으라고 한 지도  년째 인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서로의 취미가 르다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함께하는 시간도 하루 중에 몇 시간도 안 될 것이다.   




해마다 남녘 봄소식이 전해질 때 그 흔한 매화꽃구경조차 지금까지 안 갔고, 단풍이 절정 때 테니스장에서 나의 즐거움만 추구했으니 요즘을 살아가는 누가 알면 아내에게 저 사람과 왜 사냐고 물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단 둘이 떠난 여행은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여행지에서도 테니스 생각만 하고 있 남편이 싫 것이고 여행 사정하여 지못해 집을 나서는 이런 남편과 같이 와 본 들 그곳에서 정작 마음이 얼마나 유쾌하겠는가 말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이기심을 묵묵히 참고 살아준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고, 소소한 행복마저 챙기지도 못한 내가 과연 평생 동반자로서 자격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부터 고질적인 어깨 통증의 원인인 어깨 회전근 인대가 끊어져서 마침내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병원이 집에서 거리가 좀 되는 타 지역이다 보니 입, 퇴원과 수술 후 첫날은 보호자가 꼭 필요하다.    

 

전날 밤에 여행용 가방에 입원 시 필요한 물품(세면도구, 수건, 상복하는 약, 물티슈와 화장지, 샌들) 빠짐없이 가방에 기는 모습을 보면서 수술이 아니고 그냥 저대로 내일 동해바다로 바람이나 쐬러 간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수술날이 되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지하철로 이동을 한다. 이 짧은 시간도 함께하는 외출이라고 기분이 평소와 달라 보인다. 말이 많아지면서 노파심 곁들인 세세한 챙김이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러 가는 엄마 같기도 하다.


'얼마나 집에만 박혀 있었으면 짧은 날의 외출을 여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도 모자라는 시간을 지나서 지하철은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수술 후 완쾌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리고 테니스 제 페이스를 찾으려면 재활을 꾸준히 하는 전제 하에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몸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역시나 테니스 생각이 앞서겠지...


아내도 이제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은 포기한 지도 오래지만 이번만큼은 테니스는 나중에 하더라도 수술 여행이 아닌 진짜 여행을 떠나야겠다. 아무리 여행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내년에는 결혼 40주년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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