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에 테니스를 담았습니다

도로무익

by 조원준 바람소리
도로무익(徒勞無益) - <순자 정명 편>


‘애만 쓰고 이로움이 없음’


후한 말 황건적의 난 때 소탕 작전의 임무 수행 중인 동탁과 조조가 어느 날 쉬는 시간에 칼을 세워두고서 따듯한 양지에 앉아서 속옷을 뒤지며 이를 잡고 있었다.


이를 한 마리 발견한 동탁이 자기의 피를 빨아먹는 놈이 너무 괘씸해서 그놈을 바위 위에 얹어 놓고 힘센 주먹으로 갈겼다.


"쾅~!!!" 바위는 산산조각이 났으나, 이는 틈 사이에서 여전히 고물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조조가 손톱으로 눌러 간단하게 이를 죽였다.

"틱~!"


감정이나 힘만 가지고는 이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34년 전 힘만 넘쳤던 초보 시절에 고향의 한 초등학교에 테니스부가 있었는데 당시 저는 이른 시간에 코트에 나와서 코치 선생님의 지도 아래 어린 학생들의 강도 높은 훈련을 보면서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될까 싶어 귀담아듣기도 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기도 하고 그랬다.


공은 못 치지만 일찍 나와서 코트 정리하고 혼자서 뭐라도 해보려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던지 한 학생과 연습 랠리를 하라고 해준다.


"땡큐베리 마치~!!!"

'아무리 선수라지만, 초등학교 여학생인데...'라고 생각했는데

팡-팡-팡-------------------


스트로크 랠리를 주고받는데 돌덩이처럼 날아오는 어린 선수의 파워에 밀려 리턴하는 제 볼의 거리가 점점 짧아집니다. 어린 선수라고 얕봤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혼자 바빠 허둥대는 모습이란...


'아!...'

'내가 용만 쓰고 있구나.'


뻣뻣한 어깨로 힘차게 휘두르지만 정타를 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미련해 보이는 것에 반해 리듬을 타는 몸동작에서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볼을 다스리는 저 어린 선수의 폼이 참으로 근사하게 보인다.

파앙~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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