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삼분의 일이 지나버린 7월 상순, 녹색의 푸름 속에 울창한 숲으로 변해버린 동네 뒷산 등산로...
때 이르게 코스모스가 만발한 숲 속 테니스장 옆길을 따라 약수터를 지나니 가파르게 경사진 곳에 나무 받침목으로 된 층층이 계단이 나온다.
산 중턱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경사로에 놔진 층층이 나무계단을 밟고 가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받침목 하나가 빠져서 그 칸은 평소 보폭 이상으로 다리를 크게 벌려 딛어야 하기에 불편과 위험이 상존했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누군가가 보수를 했는지 편안하게 디뎌지는 징검다리가 되어있다.
‘누구일까?’
워낙 작은 보수공사라 구청에서 할 리는 없고 하루에도 수백 명씩 오르내리는 등산로지만 사람들은 불편만 말하고 투덜대기만 할 뿐이고 나 역시도 가랑이 찢고 다니기만 했는데...
남들이 불편한 대로 다니면 그만인 것을 나의 작은 수고로 만인이 편안하다면... 하는 마음으로 보수를 했을까?
테니스장의 클레이코트는 진흙의 부드러움이나 적당한 미끄럼으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눈과 비에 바닥이 젖으면 여러 날 못 치고 코트 관리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겨울날...
하얀 눈 펑펑 내리던 긴 밤이 지나고 코트에 소복이 쌓인 그 많은 눈을 등이 휘도록 누가 치웠을까?
비가 잦은 우기에 비가 그친 후에 코트가 마르면 누가 브러시 하고, 누가 그 무거운 롤러를 끌었으며 편편하게 다져진 코트 위에 선명한 백색 라인은 누가 그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