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원준 바람소리 Oct 18. 2024

사계(四季)를 보내며...

계절 이야기...(9화)

신호대기 중...


계절은...


긴 겨울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봄의 건널목에 서있습니다........................


계절 신호등 깜박거리며...

섣부른 계절 진입을 불허하네요


가는 계절 원하는 거 꽃샘추위뿐이라면

고이 갈 때까지는 지켜보기로 하죠...


아직,


겨울은

이별 준비 중...


봄은...

신호대기 중...


-봄-




여름 풍경...


비 온 뒤...     


강둑 너머엔

불어난 강물이 강물대로 흐르고...     


새파랗게 갠 하늘가엔

구름이 구름대로 흐르고...     


바람결에 흩어지는

첫 매미 울음 따라

아기 잠자리 날갯짓이 힘차다.      

       

20. 7. 15.


-여름-




개추(開秋)...


먼바다로부터 불어온 큰 바람에

나비 끝 따라간 여름 구름들

너무 파래 허전한 하늘 자리엔

뽀송한 솜털 구름이 새로이 들어서고...     


선선하게 부는 가을바람을

두 팔 벌려 허파로 한껏 들이며

구름 모자 닿을 리 없어도

꼿발 딛고 올려다보는 하늘 키 재기...     


가을볕 가득한 들녘엔 알배인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며 고개를 숙이고

언덕배기 감나무엔 아직 떫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서 단맛으로 물들어 가네...    

 

키 큰 해바라기는 장승처럼 서서

노란 스피커를 열어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바람은 나뭇잎에 살랑대며 퇴색하라 속삭이니

이렇게 가을이 열린다.


-가을-




겨울비...


흐리더니...

기어코 비를 뿌립니다.     


겨울비...     


다른 계절처럼

사람들 마음에 촉촉이 적시진 못 해도     


그 양으로도

외로움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겨울비에

술 한 잔 치니...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건 그대입니다.


-겨울-

작가의 이전글 모임과 시합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