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내 삶의 일부...

장수 만세...

by 조원준 바람소리

1990년 나이 서른에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은 후 36년이 지나는 동안에 테니스는 어느덧 내 삶의 일부가 돼버렸다.


초보를 탈피하기까지 고향에서 5년 동안 열심히 한 결과 오늘의 모습이 갖춰졌고, 서울로 이사 와서 테니스 카페와 클럽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운동은 이어져 왔으며 2008년 초 회사에서 경기도 부천에 자동차 매매단지를 조성하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여 서울에서 다시 이곳 부천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나이는 50대 초반이어서 지금보다는 테니스 열정이 열 배도 넘었으니 이사 오자마자 찾았던 것이 근방의 테니스 클럽이었다. 이사 온 후 첫 주말 오후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아내가 동네에 좋은 산이 있다고 하면서 산책을 하자고 하여 오른 곳이 소래산 아래 자락에 아담한 숲이 병풍처럼 펼쳐진 성주산이었다.


3월 하순에 부는 훈풍과 함께 산등성이 여기저기에서 꽃 필 조짐이 가득하여 발걸음마저 풋풋하게 산 입구에 이르자 소로가 나오고 옆에서 작은 계곡이 있어 명산의 기본은 갖춰져 있다. 아내는 미리 다녀와서 이미 안내자가 되어 좌측에 쳐진 그물망을 가리키더니 저곳이 테니스 코트라고 말하는 순간 “서프라이즈~”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물망으로 둘러 싸인 코트 정문 기다란 나무를 엮어 비스듬히 세워져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르지 않은 잿빛 흙바닥에 드문드문 박혀있는 작은 돌들이 운동화에 밟힌다. 그리고 가운데 쳐진 네트는 그저 양쪽 진영만 분리하는 정도로 돼있어서 이런 상태는 도저히 테니스 코트라고 할 수도 없지만 안에 시멘트 벽이 있어 벽치기 연습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하산하였다.



다음 날, 일요일 아침에는 성주산 둘레길의 끝까지 가보기로 하고 아침을 먹고서 산책 겸해서 산에 오른다. 초입에서 둘레길 따라 하우고갯길을 건너기 전까지 약 2km로 조성된 길은 왕복으로 다녀오면 알맞은 산책 코스다. 둘레길 한 구간의 끝을 찍고서 내려오는 길에 어제 알게 된 코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플레이 볼~!”

이 소리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코트는 더욱 아담해 보이고 위까지 쳐진 그물망 근처에서 발을 조금만 움직여도 발밑 돌이 아래로 구를 듯한 옹벽 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노라니 노란 공을 따라서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게임에 열중한 어르신들의 모습이 자못 진지하다. 알아서 정한 룰이 틀리는지 맞는지 따질 이유가 없으니 개화기 때 서양에서 건너온 테니스가 저렇게도 변형되어 이곳 어르신들의 공놀이가 될 줄은 몰랐다.

시간이 흘러 市의 지원을 받아서 코트 펜스가 새롭게 정비되고 가입한 회원 수도 점점 늘어나서 클럽 형태를 갖춤으로써 이제는 분기별로 월례대회를 하는 규모가 되었고, 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잔칫집 분위기가 되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숲 속의 아담한 코트를 두고 있는 정명클럽은 부천으로 이사 와서 처음 알았던 테니스 클럽이다. 처음에는 밖에서 구경만 하다가 안으로 발을 들였고, 어르신 몇 분을 가르치는 계기로 인연이 되어 함께 운동한 세월도 18년이 넘었다.


이렇게 세월의 부침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른 정명 클럽은 공원 정비사업으로 현재의 모습으로 재 탄생하여 '테니스를 즐기면서 밝고 맑은 삶을 영위합시다.'라는 슬로건 아래 회원들은 테니스를 하면서 행복을 한껏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하였다. 각자 은퇴자가 되어 집에서 쉴 수도 있고 재취업을 하여 생활 일선에서 열심히 살아가기도 한다. 마냥 집에서 쉴 수도 없고 업무 후 여가생활을 하기 위해 취미활동을 하기도 한다.


노후에 이마저도 없다면 일상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우리는 우리들이 좋아하는 운동 테니스를 함께 모여서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말년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테니스를 하기에는 무리한 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숲 속의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해서 그렇다고 본다.




작년 정기총회가 끝나고, 2025년부터 2년을 맡아서 수고해 줄 집행부가 결성이 되었는데 고문, 회장, 부회장, 총무, 경기이사, 운영이사 여섯 분 모두가 연세 70을 훌쩍 넘으신 어르신들이다. 아마 국내 동호인 테니스 클럽 중 최고령 집행부가 아닐까 한다. 그야말로 “장수 만세!”다.


끝으로 수고하실 집행부에 감사드리고, 회원들 모두 함께 이 좋은 '테니스 장수촌'에서 100세 시대를 누리면서 건강하게 살아가길 기원드린다.

202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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