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곰탱이

시가 있는 뜨락 (1)

by vankorwriter

미련 곰탱이


이상하다

내 뱃속 출출한 거 어찌 알고

아내는 잘 익은 홍시 감 두개와

새우깡 한 봉지 상납한다

대왕마마 드시옵소서 하며


아내는 귀신이다

어쩌다 회식 술자리에서 젊은 여직원들과

수다 떨고 온 날이면 영락없이

그래. 재미 있었우?

입 삐죽인다


내 속에 들어 앉았구나

수십년 함께 살다 보니

그녀는 마침내 내가 되었는데

나는 그녀가 되지 못했다

수십년 함께 살았어도


그녀 마음 눈곱만큼도 알지 못하고

미련 곰탱이 짓만 하면서

때로는 그녀 눈가에 이슬 맺히게 하던

나날들이 참으로 숱하기도 하다


1996년 11월 9일 초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재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