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ㅣ알고리즘ㅣ아홉 걸음

by 온도계

길을 걷다가

아는 얼굴을 마주쳐

반가워 인사했다.


“잘 지냈어?”

짧은 인사와 함께

손바닥의 손금이

잠시 이어지는 순간


끊어졌던 시절이

다시 연결되어

서로의 시간을

가슴에 품었다.


그동안

소홀했던 마음과 함께

뒤늦은 축하도 건넸다.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조용히 이별을 고하고

제 길을 걸었다.


잠시 이어졌던 그 길을

함께 걸었던 이들과 이야기할 때면

알고리즘처럼

서로에게 연결된다.


과거의 시간과 기억이

현재를 스치며 지나갈 때

우리는 되돌아갈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추억에 웃으면서도

내일 걸어야 할 길을 위해

마음을 바삐 움직인다.


밤,

그리운 시절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러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울리는 알람소리.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하루를 깨운다.


어제의 기억은

늘 그렇듯 다시 묻어두고

오늘의 길을 걷는다.


’다 그렇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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