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도ㅣ툭툭, 까딱ㅣ여덟 걸음

by 온도계

조금 먼 거리를

운전해야 할 때면

음악을 재생한다.


여러 악기가

서로의 소리에 스며들어

하모니를 이루고


조금의 엇박 속에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듯 한

재즈 음악을 듣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재즈의 리듬은

나의 심장의 비트를

춤추게 한다.


그 위에 올려진

매력적인 보이스는

귓바퀴를 맴돌다가

고막을 진동시킨다.


나의 뇌는

성대를 가만두지 못하고

기어이 입 밖으로

작은 소리를 흥얼거리게 한다.


마치 재즈의 연주처럼

각자의 악기가 자신의 역할을 하듯

나의 입과 손도 그 리듬에 맞춰

노래를 기다린다.


핸들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는 리듬에

머리는 까딱이며

하나가 되기 시작한다.


차 안은 작은 공연장으로 변한다.

수많은 나무들은 나의 관객이 되고

지저귀는 새들과 바람소리는

아름다운 화음을 이룬다.


어느 것 하나 준비되지 않은 도로 위에

나만의 완벽한 무대를 꾸민다.


별점 매기기 좋아하는 세상에서

아무런 평가 없이

온전히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다.


각자의 무대가 필요하다.

오롯이 ’나’로 채워지는

‘공간’ 말이다.


오늘도 나의 공연장에서

나의 숨과 노래로 무대를 채우며

오롯이 ‘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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