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 투둑
주말 아침,
빗소리에 잠이 깼다.
으깨진 원두의 향은
뇌 아래의 척수를 깨웠고,
원두 아래로 흐르는 물은
나의 고막을 어루만졌다.
오늘의 커피 향은
그날의 잔향과
어우러졌다.
해마와 편도체가
그날의 시간으로
나를 이끌어간다.
과거의 시작은
계속 이어져
오늘의 현재로 와닿는다.
오늘의 커피 향처럼.
진해진 커피 향만큼이나
우리의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져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오가는 출근길과
매일 듣는 음악,
평소의 일상이
누군가에겐 특별함이었다.
나의 평범함과
그대의 특별함이 연결된
어느 지점에서
우린 만남을 약속한다.
하루하루를 세어보며
기다리던 시간은
마치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이 또한 일상이 될 시기가 오겠지만
적어도 오늘의 설렘을 기억하며
그 연장선 위에 서 있을
’우리’를 ’함께‘ 그려본다.
오늘이다.
첫 만남의 막막함은 아니었지만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스러웠다.
그래서 ’꽃‘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미리 예약해 둔 꽃가게에 가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하지만 나의 마음을 충분히 담은
한 다발을 들고 기다렸다.
오늘도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 흔드는 모습은
여행에 왔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준비해 둔 꽃다발을 건네며,
수줍은 나의 마음을 꽃잎 위에
살포시 얹었다.
꽃내음에 기분이 좋았는지
웃어 보이는 그대는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