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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혜성님 Oct 09. 2023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부동산이야

복지는 중산층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충당

  프랑스는 2차 대전을 겪은 세대가 가장 부유하고, 그다음 세대가 그 뒤를 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돈이 거의 없다. 한국 젊은이들도 비슷하다고 들었지만, 내 눈에는 유럽 젊은 세대가 우리나라 젊은 세대보다 더 가난해 보인다. 프랑스 사람들도 우리나라처럼 부동산에 대부분의 돈을 투자해 놓았다.


정착 초기에는 남편의 월급으로 최선을 다해 대출을 받아서 작은 집을 샀다. 월세를 내는 것은 창문을 열고 돈을 버리는 것 같았다. 열심히 아껴서 빨리 대출을 갚았다. 살던 집을 임대하고 수입을 늘린 후에 다시 대출을 받아서 큰 집을 샀다. 부동산 두 채를 소유하니, 세금도 두 배로 내야 했고, 복지 혜택도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아파트 하나를 팔고 현금을 확보해서 고금리 적금 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익이 별로라,  좋은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에서도 우리 80,90년 대생들은 저금리 때문에 그나마 괜찮은 동네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집을 사기 힘들 것 같다. 프랑스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아파트 공급이 수요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 이건 내 생각이 아니라 프랑스 경제 뉴스에서도 나오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많이 키우니까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주택 부족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금리가 오르고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공급 부족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주택 가격은 올라간다. 거래량은 예전만큼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집을 살 때는 판매자가 우세했다. 부동산 중개사에게 아파트를 보러 가고 싶다고 하면 나는 외국인이라 거절당했고, 남편이 2~3분 후에 전화하면 바로 약속이 잡혔다.


주변에 한국인들 중에 서울의 아파트를 팔고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스튜디오 몇 개를 사서 임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월세 수익이 안정적이고 월세를 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서류를 받고 면접까지 해서 임대 계약을 한다고 한다. 부동산 회사를 만들어서 법인세를 내고 직원 하나를 고용해서 운영하는데 수익이 좋다고 한다. 한국 부동산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손을 떼겠다고 한다.


프랑스의 중산층은 정말 가난하다. 세금을 내고 아파트 대출을 갚고 나면 겨우 살아가는 수준이다. 중산층의 범위가 한국보다 넓은 것 같다. 프랑스는 복지를 위해 세금이 많이 필요하니까 중산층의 돈을 빼앗아서 복지 비용을 충당하는 것 같다. 마크롱은 당선되면서 ‘TEX ABITATION’ 텍스 아비 따숑 이라는 시민세를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그래서 실제로 시민 세는 없어졌다.


‘TEX FONCIER’ 텍스 퐁시에 흐라는 세금이 있는데, 이건 지방세나 토지세와 비슷하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만 내는 세금이다. 두 달 전에 고지서를 받았는데 거의 30%나 올랐다. 시민 세는 월세 거주자나 자가 거주자 모두가 내는 세금이었다. 시민세를 없애고 대신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을 높였다.


정부는 중산층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한다. 은퇴와 연금이 있으니까 미래가 크게 불안하거나 돈을 모아야 한다는 압박은 없다.


프랑스 사람들은 저축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다.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월세 거주 비율도 높고, 재테크나 다른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도 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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