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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사회부적응자

Antisocial club

by 주경

적어도 내게 사회는 엮일 수록 유해하다.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다. 저급한 아비투스가 가득하다. 근본이 없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나도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내가 인지하는 상황은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상황을 단정 짓지 않는다.
내가 단정한 상황으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다.
함부로 판단했거나 남에게 피해를 줬으면 즉시 사과한다.신세를 졌으면 감사를 표하고 신세를 갚는다.
사과와 감사는 지금이 가장 빠르고 늦출수록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겪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
내가 괜찮으니 남도 괜찮을 거라 여기지 않는다.
...


이게 어렵나? 왜 어렵지? 서로 깔끔하게 지내면 불필요하게 에너지 쏟을 일 없어 모두 좋지 않은가?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이해가 안 된다. 내겐 인간보단 인류가 가깝다.


위와 같은 물음은 시간 낭비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원인 파악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 살아온 대로 살다 가겠지. 다만 내가 이런 사회와 계속 엮이다간 살다 갈 때 후회할 거다. 내게 죄짓는 기분이다.


네가 배운 원칙들은 이상일뿐이고, 그런 이상은 책에만 있다. 사회는 원래 그렇다. 너는 사회를 너무 모른다.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사회부적응자가 되겠다. 그런 게 사회라면 적응하는 것이 수치스럽다.


그리고, 내가 아직 완벽한 부적응자가 되지 못하게끔 해주는 탁월한 사람들, 신세를 갚아야 하는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어딘가에스러울 사람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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