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남편과 계약직 공무원 아내-01

연애는 게임에서 해본 것이 전부?

by 글쟁이게이머 L군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 줄여서 미연시라고 흔히 부르는 게임 장르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소녀와의 풋풋한 연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한국에서도 동급생 시리즈 이후 수많은 게이머, 그중에서도 ‘오타쿠’-요즘에는 ‘오덕’이라고도 부르는 계층의 사람들에서 많은 인기를 끌어왔죠.


‘현실은 게임과 다르다’, ‘저런 여자가 너한테 관심이 있겠냐’, ‘애당초 저런 여자가 현실에 어딨냐’, ‘망상도 정도껏 해라’, 기타등등기타등등, 지적하려고 들면 끝도 없는 장르지만, 뭐 어떻습니까. 실제로도 망상을 파는 장르가 맞는데. 그리고 이런 ‘판타지의 상품화’는 대중문화와 때려야 땔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유사연애의 감각으로 접근하는 아이돌 산업이라던가, 저녁마다 TV에서 방영되는 로맨스 드라마라던가, 기타등등기타등등.


여하튼, 이런 만화 같은 게임 속 캐릭터에 빠져있으니, ‘오덕은 현실의 여자에게 관심 없다’라는 말은 제법 설득력 있게 들리긴 합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너무 나간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이런 ‘판타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멋진 연애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경우도 많죠.


다년간의 오덕 생활로 다져진(?) 자기 객관화랄까 자기 비하가 매우 강해서 연애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더더욱 저런 '판타지'에 빠져들 게 되는 하는 경우는 많다는 것이 문제일 뿐.


01.jpg 수많은 미연시로 아름다운 연애스토리를 즐겨왔던 오덕이 ‘연애’ 자체에 관심이 없을 리가?(사진은 ‘배틀그라운드’의 만우절 이벤트로 진행되었던 모 미연시 게임의 이미지)


지독한 편견이기는 하지만, 게임 좋아하는 오덕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스테레오 타입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만체형에 안경을 쓰고, 관리가 되지 않은 더벅머리에 자기만 이해하는 소릴 중얼거리고 있는 사회성 떨어져 보이는 음침한 사람. 여기에 상황에 따라서 체형을 깡마른 사람으로 바꾼다거나, 성별을 바꾼다던가 하면… 짠, 완성입니다. 학교나 회사에서 하나둘 즈음 있는 ‘그런 녀석’.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이미지는 거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더욱 강력하게 확대 재생산하고 있죠. 고도비만으로 맞는 외출복이 없다, 사회성이 부족해서 모임에서 나갈 생각을 못한다, 어찌어찌 나간다 해도 구석자리에 쭈그러져 있다가 온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이외에는 대화에 써먹을 주제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잘 나누지 못한다… 이런 느낌의 이야기는 오덕들이 흔히 모이는 게임이나 만화 커뮤니티 등에서 아주 흔하게 올라오는 개그 소재이기도 하죠.


오덕들이 좋아할 법한 작품 중에는 이런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를 자기 비하 개그처럼 희화화시키는 케이스는 제법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사진은 '데이브 더 다이버')


그리고 필자도 이런 편견이 강화되는 것에 적잖은 일조(?)를 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나름 이해를 받을 구석도 많지만, 밖에 나가기보다는 안에 틀어박혀서 자신의 세계에 과하게 몰두했고, 그것이 심해서 남들 보기에 그다지 좋지 않은 시절을 보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죠.


그랬던 필자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나와서 사회에 나가게 되었고, 직업도 가지게 되었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되었죠.

이것에 대해서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나도 연애와 결혼에 대해 제대로 직시를 해야겠다.


스스로 바란 적 없는 고독한 생활을 청산하고, ‘좋은 사람’과 만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제법 진지하게 시작한 것이죠. 거기에는 나름의 계기가 있었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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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자신만의 세계나 취미에 과하게 몰두하고 있어서 걱정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 사람이 거기에 빠져들게 되었는지부터 일단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무턱대고 그것을 못하게 말리거나 빼앗기 전에요. 역효과만 날 뿐입니다(사진은 그냥 이뻐서 넣어본 ‘카드캡터 사쿠라’의 사쿠라와 토모요의 피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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