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이야기(01)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은 북해도(北海道)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곤 하는, 일본 열도의 4대 섬 중 최북단에 위치한 섬, 홋카이도.
역사적으로는 ‘일본’이 아니었던 시기가 길었기에, 우리가 흔히 일본 하면 떠올리는 모습과는 여러모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도 대히트한 영화 ‘러브레터’의 주요 배경이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삿포로 눈축제 등으로 이제는 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기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일본사람들에게도 홋카이도는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드넓은 자연이 있고, 좋은 온천이 있고, 다양한 해산물과 신선한 유제품 등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니까요.
하지만 저와 같은 ‘오덕’들에게 홋카이도는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정말 다양한 만화와 게임들이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작품들 중에는 이 바닥을 뒤흔들었던 명작들도 많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것들만 꼽아봐도 서부활극 스타일의 명작만화 ‘골든 카무이’, 드라마로도 유명한 ‘나만이 없는 거리’, ‘강철의 연금술사’로 유명한 아라카와 히로무의 ‘은수저’ 등등이 있습니다.
이곳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는 인상적인 캐릭터들이나, 작중 중요한 이벤트의 배경으로 사용되었던 것까지 꼽아보자면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죠. 보컬로이드를 넘어서 하나의 아이콘이 된 ‘하츠네 미쿠’ 역시 홋카이도에 본사가 있는 크립톤 소속(?)이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죠.
그리고 저에게 홋카이도는 어떤 게임과 함께 각인이 되었습니다.
바로 1999년에 최초 발매된 미연시 게임, ‘북으로(北へ)’라는 게임 시리즈죠.
…건전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번역된 제목을 듣고 흠칫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일본의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에 가자는 의미니까요.
‘White Illumination’과 ‘Diamond Dust’라는 부제로 2개의 작품이 발매된 이 미연시 시리즈는, 여행을 떠나게 된 주인공이 홋카이도의 다양한 지역에서 인연을 만나게 되고, 그중 한 사람과 ‘아름다운 관계’가 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미연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게임에는 다른 타이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죠.
그것은 바로 게임 자체가 홋카이도 관광가이드에 가까운 모습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의 히로인들은 홋카이도의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히로인을 만나러 가면 해당 캐릭터의 스토리와 함께 히로인이 사는 지역의 각종 관광 포인트나 명소, 특산품이나 먹거리 등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듣는 것이 가능합니다. 더해서 등장하는 지역들도 전부 실제 하는 곳이고, 심지어 배경들도 해당 지역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사용되었죠.
그래서 게임을 하면 할수록 미연시를 빙자한 홋카이도 관광 가이드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홋카이도 관광청의 전폭적인 협조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제작사인 허드슨 또한 홋카이도에 본사가 있으니 나름 지역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이 게임을 인상 깊게 플레이한 저는 언젠가 홋카이도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지역들과 먹거리들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거든요.
그렇게 이 게임을 시작으로 저와 홋카이도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조금 길 수도 있는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