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특성과 표절 사이의 어딘가
얼마 전 일본의 인디밴드의 노래 하나가 제법 화재가 되었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그런 것이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너무나 훌륭한 가수의 너무나 유명한 노래와 너무나 유사해서 논란이 된 것이었죠.
그리고 이런 표절 문제는 음악뿐 아니라 영화, 소설 등등 이 세상 모든 창작물에서 다양하게 지금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게임도 예외는 아니죠.
실제로 적잖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인기 시리즈 중에서도 표절 시비로 홍역을 치른 작품은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구설수를 뛰어넘어 소송까지 진행된 경우도 상당히 많죠.
그런데 어디까지가 표절이고 어디까지가 장르적 특성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선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 일을 참 복잡하게 만듭니다.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분에게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게임 화면과 배틀필드 시리즈의 게임 화면을 함께 보여주면 아예 구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제 아내인 Y양이 그러하더군요.
하지만 게임을 아는 분이라면 저 두 시리즈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고, 또 어느 쪽도 표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장르적으로는 ‘총질게임’이라고도 부르는 FPS로 동일하지만 말이죠.
‘울펜슈타인 3D’와 ‘둠’이 FPS라는 장르를 정립한 이후, 다양한 FPS 게임이 나왔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게임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FPS는 훌륭한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매력적인 게임들을 매년 선보이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RPG, 메트로바니아, 소울라이크 등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해당 장르의 문법에 맞춰서 지금도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표절이라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게임업계에서도 표절시비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부터, 유저들이 보는 순간 ‘이거 표절이잖아!’라면서 손가락질하는 것 등등, 다양한 작품들이 표절 논란을 겪고 있는 중이죠. 민감한 부분이고, 앞서도 말했듯 딱 잘라서 가를수 있는 기준도 없기에 때문에 일개 개인이 그것에 대해 의견 이상을 내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저는 한 가지 요소를 핵심에 두고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원조에 대한 존중(Respect)’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게임의 핵심적 요소가 되는 부분에 분명히 ‘원조’가 되어준, 영감을 안겨준 작품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게임에 대해 제작자가 경의를 표한다면 그것은 동일 장르의 게임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더해서 원조와는 다른 무언가, 자기만의 ‘킥’이 되어줄 요소를 만들어서 그것을 핵심으로 삼았다면 그건 확실하게 ‘해당 장르의 신작’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자도 제대로 못해서 빌빌거리는 게임이 하나둘이 아닌데, 그 이상에 도전했다는 것은 확실하게 ‘창작’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게임들이 다양하게 발매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탔기에 우리는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말이죠.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