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남겨진 그 게임의 명대사-01

갓 오브 워 시리즈

by 글쟁이게이머 L군

게이머라면 모를 수가 없는 명작 액션 게임으로 갓 오브 워 라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시원한 액션과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그리고 폭력적의 극한을 달리는 내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죠.


당연히 등급은 성인용이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부모님들이 싫어할 내용으로 가득 찬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농담반으로 돌 정도로 막 나가는 작품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피와 살이 마구 튀고, 야한 장면도 제법 등장하는 그런 게임이었거든요.


하지만 재미 하나는 진퉁이라 저도 이 게임을 참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크레토스에게는 영 정이 가질 않더군요.


아내와 자식의 복수라는 명분이 있기는 했지만, 크레토스가 작중에서 보여주는 언행은 좋게 표현해서 개망나니였습니다. 엄청난 힘을 가졌음에도 그것으로 사람을 돕기는커녕, 무고한 사람들도 자신의 앞길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면 가차 없이 도륙을 내버리는 인간백정이기도 했죠.


실제로 게임에는 좋은 평가를 내리지만, 주인공이 너무 막 나가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도 제법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앞뒤 없는 모습이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뭐든 정도라는 것은 있는 법이니까요.


001.png 눈빛부터 광기와 폭력으로 번들거리는 그리스 신화 시절의 크레토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새롭게 시작된 갓 오브 워 시리즈에서는 매우 달라진 크레토스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배경이 토르와 오딘, 로키 등으로 유명한 북유럽 신화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아내가 생겼지만 사별했고, 그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들 아트레우스가 태어났죠.

그래서인지 엄청나게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아들과 여행을 떠나고, 서투르지만 아들의 교육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먹질을 하는 존재를 만나고도 일단 대화로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모습까지 보여주죠. 눈빛만 마주쳐도 흉기가 날라가고, 모든 일은 폭력으로 해결 보려던 바로 그 크레토스가 말입니다.


002.jpg 그래서 새로운 갓 오브 워 시리즈는 아들 키우는 아빠의 심정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하죠

그리고 이런 주인공의 변화에는 제작자인 코리 발록이 겪게 된 다양한 경험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만들어서 대성공을 거둔 게임(기존의 갓 오브 워 시리즈)은 자신의 힘만 믿고 날뛰는 크레토스가 등장했었죠.


하지만 성공과 좌절을 모두 겪고, 결혼해서 아들도 생긴 이후 새롭게 만든 게임 속의 크레토스는 폭력을 앞세우기보다는 상황을 진정시키려 하고,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더해서 아들이 자신과 같은 과오를 저지를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여주죠.


그리고 그런 노력과 본인의 바람, 그리고 과거의 잘못에 대한 회한이 담아 이런 말을 합니다.


We must be better than this.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복수라는 명분을 앞세워 분노에 몸을 맡기고, 그 강대한 힘을 앞뒤 없이 휘둘렀다가 영악한 자들에게 이용도 당했고, 결국 그 힘과 폭력은 저주가 되어 크레토스를 망쳤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떠나간 아내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아들을 위해 헌신하면서 말하는 저 대사에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저 대사를 아주 좋아합니다.


과거의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것을 후회하고 있다면, 그리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면, 분명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느껴지거든요.


더해서,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서 많은 어르신들이 왜 ‘결혼하고 애 낳으면 정신 차린다’라고 말씀하셨는지도 크레토스를 보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저 또한 아직 철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노력은 하고 있으니까요.


GOWRG_Wallpaper_Desktop_Kratos_Freya_1080.jpg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다양한 형태의 ‘부모’가 등장하는 게임이 바로 갓 오브 워 시리즈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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