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의 게이머들
예전 글에서 체력과 피로도 문제로 인해 게임을 비롯한 취미생활시간이 줄어버리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때에는 보통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컨디션이 회복되면 다시 게임라이프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게이머들이 제법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을 하지 않는 게이머들이죠.
이 무슨 앞뒤 안 맞는 소리냐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게 지금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바로 ‘게임 스트리머/유튜버’가 있으니까요.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 사람들은 자신의 게임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거나 녹화해서 영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죠.
이것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혹은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그런 것을 논해야 하는 단계는 한참 전에 지나기도 했고요. 인기 있는 스트리머는 공중파 방송에도 나오고 있고, 적지 않은 유명인들이 게임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니까요. 저 또한 재미 삼아 스트리밍 영상을 찾아볼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트리머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본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해당 게임을 해본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이 둘은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상당히 다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모두 ‘축구를 좋아한다’라고 합니다.
A라는 사람은 조기축구회에 나가서 직접 뛰는 것을 좋아합니다.
B는 좋아하는 프로 축구팀이 있고, 그 팀의 경기를 챙겨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두 사람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맞고, 딱히 어느 한쪽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A와 B는 절대로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실제로 축구 모임이라고 해서 운동복과 축구화 챙겨서 나갔더니, 커다란 화면이 있는 곳에서 축구경기 관람만 하고 있어서 당황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것은 게임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게임을 ‘하는’ 것, 게임기나 PC 등을 이용해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당연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게임을 ‘보는’ 것, 스트리밍 방송을 자주 보는 사람도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할 겁니다.
그리고 이 둘은 비슷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갈리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게임의 구매 여부, 자주 사용하는 기기, ‘플레이’와 ‘시청’ 사이에 있는 집중력의 차이 등등, 정말 많죠.
그리고 저는 세상에 많이 있는, 아마 당신 옆에도 있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것부터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취미가 야구’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물로 야구 글러브를 준비했는데, 저녁만 되면 야구 중계 보느라 정신없는 사람이어서 별 의미 없는-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만 드러내는-물건을 안겨주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