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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대통령께서 내 비행기에 타셨다!

얼마 전에 전미국 대통령이셨던 카터대통령께서

100세로 운명하셨다는 뉴스를 들으니 내가 승무원으로 일 했을 때 그분과 영부인 로잘린 여사

그리고 따님 에미 양을 만났던 일이 생각났다.

( 참고로 나는 카터대통령처럼 100세 세대는

아니고 따님 에미 양의 언니뻘 정도이다 )


홍콩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였다.

카터대통령과 가족이 오실 거라 해서 승무원들은 약간 긴장하면서 탑승을 기다렸는데 조금 후에 대통령 내외분과 따님 에미 양이 들어오셨다 경호원과 수행원들도 꽤 여러 명이 동행하던데 수행원들은 비즈니스 클래스 앉아서 수시로 일등석을 오가며

살 피곤 하였다.


일등석 담당이었던 나는 서비스가 끝나고 조용한

시간에 로잘린여사와 꽤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내가 마침 그 당시 발간 되었던 여사님의 회고록을 우연히 읽었었는데 그분께, 참 흥미롭고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하니 무척 기뻐하시면서 책을 갖고 있다면 직접 사인을 해 주겠다고 하셨다.


안타깝게도 그런 만남이 있을 걸 예상을 못 했기

때문에 집에 놓고 왔다고 했더니 아쉬워하셨다.

난 정말 안타까웠다 내 비행기에 탑승하실 줄

알았다면 들고 비행을 나갔을 텐데….


일등석에서는 음료 서비스 할 때 아몬드를 곁들여 드리는데 그 모습을 본 수행원 한 분이 살짝 나한테 오시더니


“우리 각하는 땅콩을 좋아하니 아몬드 대신에 땅콩을 드리면 좋겠습니다만”


해서 나는 얼른 이코노미클래스로 가서 땅콩을 여러 봉지 채 갔다가 직접 카터 대통령께 드렸더니

함박웃음을 (그 유명한 치아 11 개가 보인다는 웃음 ) 터트리고선 엄지 척을 하시며,


“역시 땅콩이 최고야”


하시기에 나는 그때를 놓칠 세라


“그렇지요. 특히 저희 항공사 땅콩은 조지아

농장에서 갖고 온 거라서 더더욱 맛있답니다 ”


해서 한바탕 다들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때는 대통령직에서 그만 두신 직후였었는데,

대통령 내외분은 물론 따님도 얼마나 공손하고 친절 한지 가까이서 뵈었던 모든 승무원들이 감동을 했었다.


카터대통령께서는 살아생전에 세계를 다니며 선한 일로 봉사를 많이 하셔서 존경받으신

분이시다.

나도 승무원생활 하면서 여러 나라의 대통령등

유명인사를 수없이 만났었지만

그중에서도 카터대통령과 로잘린여사의

따뜻한 미소와 겸손한 태도 그리고 따님의 예절

바른 자세는 잊히지 않는 추억 속에 남아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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