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은 휴무인데요”
일요일 쉬는 날이었다.
요셉과 나는 정리할 일이 있어서 우리 식당에 나가 있었는데, 샤터문을 억지로 열면서 한 부부가 들어 오셨다.
우리는 오늘은 쉬는 날이니 다음에 오시라고 하자
그분은 본인 소개를 하면서,
“ 조지아대사님”이신데,
직원이 하도 맛있는 집이라고 소개를
해서 한번 와 봤다며, 며칠 후에 다시 오겠다고
하며 떠났다.
그리고 정말 이틀 후에 대사관의 여러 직원들과 함께 오셔서 요셉이 권하는 요리를 주문하여
흐뭇해하며 들고 가셨다
그 이후로는 조지아에서 손님이 오면은 꼭 모시고 와서 우리 식당에서 파티를 해 드렸는데,
그 나라의 정치인들 중에
비엔나를 오는 분은 거의 모두 오셨을 것이다.
전 대통령, 국회의장, 다른 나라 대사님들,
사업가등등
그래서 한때 조지아 정계에서는
“ 비엔나를 가면 요셉을 만나고 와야 한다”
고들 얘기하셨었단다.
특히 외무부장관이시던 분은 무척 자주 오셨었는데,
그분은 요셉과 나를 그 나라로 초대도 해 주셨다.
나는 아이들 때문에 못 가고 요셉만 갔었는데
공항 픽업에서 출국까지 외교관 한 명이
기사 딸린 차량도 준비해서 와서 일주일 동안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그 나라의
여러 곳을 구경시켜 주었단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 나라의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조언을 해 달라고
하자 요셉은 “ 호텔학교”를 세워서 인재교육을 해야 한다고 해 줬다고 한다.
시설이야 외국회사 기술로 세울 수 있겠지만,
그러한 곳을 운영하고 발전해 나가려면, 인재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해 준 것이다.
그랬더니 요셉한테 와서 그 일을 해 줄 수가 있는지 물어보았었지만 그때의 여건상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근 20년이 지난 지금은 “조지아“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가는 인기관광지가 되었다.
우리 식당은 전기시설에 문제가 있는지 수시로
정전이 되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조지아손님들은
“ 해피버스데이 투유” 하며 합창도 하고
미안해하는 우리에게 농담으로
“ 전혀 괜찮다!
조지아에 살던 어렸을 때도 정전이 곧잘 되었었는데
고향에 와 있는 듯 향수를 느끼게 하니 좋다 “
며 껄껄 웃으시곤 했다.
그 나라는 5,000 미터도 넘는 높은 산이 많아서
청정지역 좋은 물맛이 유명하다던데,
그곳에서 생산되는 와인과 슈납스 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유럽 품평회에서 일등 하는 제품이랜다.
그 귀한 와인을 그분들은 오실 때마다 박스로
들고 와서 선물로 줬었다.
그리고 식사 전엔 우선 독한 슈납스 술 한 병을 열어서 작은 잔에 따라서 건배를 든 후,
식사 중간중간에
“위대한 조지아를 위하여”
하며 축배를 들곤 하고 저녁식사 사간 내내
무척 유쾌하게 시간을 보내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대사관의 영사님등 여러 분들의 부인들도
( 대단한 미인들 이셨다!)
자주 오셨었는데, 나를 그분들의 집으로 초대해서
조지아 고유음식을 해 주시면서
“ 우리는 항상 친구” 라는걸 잊지 말아 달라
하던 좋은 분들 이셨다.
요샙이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몇 년 동안
내게 연락을 해 주시며, 스페인이나
루마니아등 다른 나라 대사님으로 승진되어
가셨던 분들도 비엔나를 오면은
그때마다 내가 일하고 있던 스바로브스키매장으로
찾아오셔서 안부를 묻곤 하셨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힘든 일도 해 나가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도 그로 인해
조지아 분들과 같은 인정 많고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건 정말 행운이었고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