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에 삭신이 쑤시는 몸을 이끌고 에어로빅 교실 문을 열었다. 밥을 하다가 와서, 밥풀 몇 개가 옷에 묻어있는지도 모른 채였다.
음악이 시작되고 강사의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데, 아뿔싸. 선생님이 오른쪽 팔을 들라고 하면 나는 어김없이 왼쪽 팔이 올라갔고, 앞으로 가라 하면 혼자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마치 청개구리처럼. 내 몸은 저만치 가고 싶은데 하얀색 나이키 운동화는 왜 움직이지 않는 걸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낫다.
앞줄에 있는 영례 씨는 딱 붙는 레깅스에 반짝이 티셔츠를 입었다. 에어로빅은 의상 빨인가? 내일은 티라도 하나 사야지 ㅋ
그런데 그때,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렀다. 20대 명동 거리를 활보하며 친구와 웃고 떠들 때 들었던 노래. 그때 나랑 같이 다니던 그 친구는 잘 살고 있을까? 회식 때 눈치 보며 갔던 강남역 나이트클럽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아! 그런 생각에 또 스텝이 꼬였다. 내 몸이 정말 청개구리 같다.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다 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온몸이 다 젖어 후끈거렸다. 어느 누군가 박자에 맞춰 하! 하! 하고 소리친다. 어깨를 들썩이고 엉덩이를 흔들고 섹시하고 이쁘게 표정과 몸짓을 보여준다. 누가 뭐라 하나, 이 순간만큼은 나는 엄정화이고 김완선이었다. 서툴고 엉망진창이지만,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와 뜨거운 열기는 내 안을 가득 채웠다.
후아, 잠시 숨을 고르고 차가운 물 한잔을 마신 후 다시 빨간 머리띠를 질끈 동여맸다. 다음 곡은 또 어떤 추억을 소환할까. 그리고 나는 또 얼마나 청개구리처럼 움직일까. 그래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 땀 흘리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