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란 두려워할 때 위험에 맞서는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이 명언은 언뜻 들으면 당연한 말처럼 들립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실제적인 생명의 위협이 아니라면, 자신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숨기거나 도망치려 합니다.
우리가 회피하는 '위험'은 때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부모님과의 금전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도 자존심이나 원망하는 마음에 사과하지 못하는 것, 자식이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보면서도 과거 자신의 양육 방식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 평생 며느리를 힘들게 해 놓고 자신을 닮아 똑같이 시집살이를 시키는 며느리의 모습을 보면서도 미안하다는 한마디를 하지 못하는 것. 혹은 바람피운 남편이 미워 죽겠는데, 드라마를 보며 잠시 남편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결국 사과는 하지 못하겠다고 고집하는 것. 사람들은 이런 감정들을 두려워하고 풀지 못하며 마음 한구석에 꽁꽁 숨겨 둡니다. 마치 "나는 원래 따뜻한 온기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말이죠.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용기와 지혜, 사랑을 찾아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지만, 사실 오즈의 마법사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들은 결국 용기와 지혜, 사랑이 자신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용기란 그렇게 꽁꽁 숨겨두었던 따뜻한 온기의 감정을 과감히 내어놓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른뺨을 맞으면 왼 뺨도 내어놓으라"라고 가르치신 것처럼 말입니다. 오른뺨의 상처와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왼뺨을 내어놓을 용기가 어디서 나오냐고 복장 터지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 내게 그런 용기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오즈의 마법사에서 깨달았듯이, 그런 용기는 분명히 우리 안에 존재합니다.
길에서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깡패로부터 구해주는 것이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만이 용기 있는 행동은 아닙니다. 내 안에 숨겨진 온기를 꺼내 불을 지펴 활활 타오르게 하여, 미처 숨겨놓고 말 못 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것을 실행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용기입니다.
주님께 간구하고 싶습니다.
제 안의 온기를 내어놓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두려움에 떨지 않고 온갖 자존심을 내려놓고,
제 마음속 그 작은 온기를 내어놓게 해달라고.
오른뺨을 내어놓으셨던 당신의 용기를 닮게 해달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