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며 혼돈을 극뽁!

일기를 쓰며 극뽁!

by 김까치

나는 기록러다. 일기를 많이 쓰는 사람 중 하나이다. 사람마다 글을 쓰는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어떤 사람은 일기의 용도에 맞게 구분을 하지만 나는 일기를 하나의 일기장에 다 몰아서 쓰는 사람이다. 이러한 기록의 방식을 가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에는 일기 쓰는게 좋다고 해서 일기를 썼지만, 일기를 쓰면서 다이어리로 쓸만한 게 이쁘다고 하면 기록을 옮겨가거나 하는 방식을 택하여 기록이 분산되는 등 관리측면에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방식이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돌아보지 못한다는 점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걸 알고, 또 그러한 습성이 내 상처를 치유해주지 못한단 생각이 들자 내 본성에 맞게 한번 바꿔보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나는 물건을 용도별로 구분하는 성격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한 군데서 다 몰아서 쓰기 시작하자 일기를 쓰는 행위가 생각보다 되게 괜찮고, 재미있는 행동일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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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에는 잡지에 나와있는 것을 오려붙인 것도 있었고, 누군가를 향해 비탄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도 있었으며, 어떻게 하면 망한 커리어를 되살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적혀있었고, 오늘 하루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지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것이 적혀 있었다. 혹은 예쁜 스티커를 사서 덕지덕지 붙이고 그일기장이 한장씩 넘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비록 운세가 지금은 풀리지 않더라도 그 운세는 그저 하나의 종이에 묶인 기록이 될 뿐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그때야 알았던 것 같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쓰여지는 것이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날마다 쓰여진 것으로 기록된 현존 오래된 기록 중 하나이다. 이 기록은 왕이 행동한 것을 기록한 것인데 왕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백성들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에 대한 검열이 남달랐을 거라고 보나 이것에 대해 여러 작업을 거침으로써 왕또한 그러한 검열에서 벗어났던 게 아닌가 싶다. 사실상 왕이 본인을 위해 쓴 일기장이라기보다는 신하들이 쓴 '국민을 위한 일기장'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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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기록의 대가로 아주 유명한 사람은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상상을 해본다면 흔드리는 뱃속에서 세필 붓으로 그날에 어떻게 했고,뭘했는지도 썼을거라 추정을 한다. 생생한 역사의 한가운데에는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쟁과 유리된 기록을 할 수가 없다. 사실상 작은 지필묵이 이순신에게 항상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록이나 이런 것이 없는 이유는 전쟁상 기밀이었을 수 있고,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가 밝혀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에서 볼 때, 나는 작은 일기장이나 메모장을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지고 다니면서 나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좀 더 잡는 습관을 가질 것 같다. 어떤 건 잡아서 오래 보고싶지만 어떤 건 빨리 날아가서 빨리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있으니까. 기록이라고 하는 것은 뒤에 보기 위함도 있지만, 그저 심심풀이용이나 스트레스 해소용, 미래의 나를 위해 영감을 주기 위한 측면도 크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하지말고 시작되는 봄에 맞춰 일기장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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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은 무엇을 사야하는 가는 참 사람마다 다른 문제이다. 나는 내 손바닥보다 조금 큰 일기장을 쓰는 것을 선호하는 데 무지, 줄, 도트가 있는 것중 무지와 도트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줄이 있는 것은 나에게 뭔가 검열이라고 하는 것을 안겨주는 느낌을 받고 실제 무언가를 쓸 때 턱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양장이냐, 양장이 아니냐도 글을 쓸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 글을 써야 그 속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쓸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썼던 것 같다. 사실상 어떤게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야지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기장을 살 돈이 지금 0원이면, 근처에 있는 이면지나 작은 귀퉁이에 써서 잘라 모으면 그게 일기가 되는 것이고 돈이 3000원이면 국민가게라고 일컬어지는 곳에 가도 되는 거고, 돈이 좀 더 많으면 문구점에 가서 일기장을 구매해서 쓰면 되는 것이다. 사실상 그렇게 일기를 쓰다보면 마음이 정제되는 느낌은 물론이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남에게 묻는 것의 빈도가 0으로 줄어든다. 결국 자신이 확신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고 그 조언을 요구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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