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 시
VII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돌파하자
1 브레인스토밍 연습문제(시)
2021년 9월 19일 추석에 손주들이 진주로 내려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서 글쓰기를 하도 요리조리 빼고 하질 않아서 속이 상하던 참에 이번에는 특강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의외로 순순히 잘 따라 주어 시와 산문을 쓸 때 브레인스토밍과 종합명제를 어떻게 이용하는가를 설명했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이혁의 『논술의 정석』과 김상환의 『왜 칸트인가』을 알아듣든 말든 요약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특히 칸트의 3대 비판서는 거의 이해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해 두면 적어도 대학생 때쯤이면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고 칸트를 읽으려고 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얘기한 셈입니다.
시나 산문의 경우 우선 제목을 주고 손주들의 머릿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종이에 적게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것을 재료로 해서 글을 써나가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 글들이 은유를 풍성하게 구사했는지 종합명제의 관점에서 체크하도록 했습니다.
*
*시의 정의: 문학의 한 장르로서,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이나 사상을 함축적이고 운율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시의 형식에 따른 분류
①정형시 ②자유시 ③산문시
*시의 내용에 따른 분류
①서정시 ②서사시 ③극시
*시의 언술에 따른 분류
①일상어 ②관념어 ③은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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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유(중2)
1) 브레인스토밍
산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이 얼굴에 분다
-정상에 선 나무가 우리를 내려다 본다.
-조그만 나무들이 쌔근쌔근 숨쉬고 있다
-햇빛이 나뭇잎을 관통해서 우리를 덮는다.
-산이라는 큰 집 안에 나무들과 풀, 꽃, 여러 생물들이 쌔근쌔근 숨쉬고 햇빛은 그들에게 생기를 준다
-다른 자잘한 동물들(개미, 벌레, 곤충들) (나뭇잎과 흙이 몰래 선물 준)이 몰래 무단거주하여 살아가고 있다.
-바람은 기분 좋을 때면 산을 방문한다.
-여러 구성원들 덕에 손님들이 많이 놀러옴
-산은 황금보따리다
-산은 한 개의 나라이다.
-나뭇잎, 솔방울, 벌레, 물, 해, 나무
-고요함과 선선한(따뜻한) 바람이 우리를 반겨준다.
-시끌벅적한 소리는 봉인될 거다.
-나뭇잎이 위를 허망하게 쳐다보며 낙하한다
-바람이 여럿을 간질이며 지나간다.
-햇빛은 나뭇잎을 관통하여 우리를 덮는다.
-산이라는 큰 집 안에 흙, 바람, 돌, 해가 살고 있다.
-쌔근쌔근 숨쉬고 있다. (꽃, 나무, 풀, 개미, 벌레, 나뭇잎)
-무단거주로 말이다.
-바람은 산이 자기 집인 마냥 활보하여 다니고
-해는 집단을 이끄는 리더이다(심장)
-흙은 낭만을 만끽하면 쌔근쌔근 숨을 쉰다.
-산은 하나의 국가이다.
-산에 있는 것들은 고요를 먹고 산다.
-옆 동네에는 차가 쌩쌩.
*
1 브레인스토밍은 이런 식으로 문장을 써도 된다.
2 다른 방식은 단어만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놓고 그것들을 은유로 연결시킨다.
예를 들면, 나뭇잎, 바람, 쌔근쌔근, 햇빛, … ⇒‘나뭇잎에 햇빛이 닿자 바람을 타고 쌔근쌔 근 잠잔다’라고 쓸 수 있다.
2) 본문 쓰기
산
김순유
여러 것들이 함께 쌔근쌔근 숨쉬고 있다.
흙은 고독과 낭만을 만끽하며 숨을 쉰다.
바람은 단단한 침묵을 지키며 산을 활보하며 다닌다.
나뭇잎들은 위로 허망하게 쳐다보며 낙하한다
해는 따뜻한 목욕을 시켜준다
나뭇잎들은 우뚝 서서 바람과 놀아 주고 있고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는
바람 소리와 귀뚜라미 소리, 물소리와 나무들에게 가려서 묻힌다
꽃과 풀이 바람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돌맹이들끼리는 조용히 수다를 떨고
나무들도 조금은 요란하게 머리를 턴다
산은 고요라는 물이 흡수된 하나의 조그만 동네이다
*
1 잘 했다. 하지만 빨리 했기 때문에 아직 정돈이 안 되어 있다.
2 1행과 2행은 ‘숨쉰다’가 중복이 되어 있어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한다.
3 시는 원래 처음에는 운율이 붙었고(정형시) 나중에 지금처럼 하고 있는 자유시라고 하더라도 노래처럼 리듬(시에서는 운율이라고 하지만)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거의 모든 행이 ‘~다‘, ’~고‘로 끝나면 시를 읽으면 단조롭고 지루하게 된다. 나중에 시간 나서 고쳐쓰기를 한다면 ’다‘로 끝나는 어미를 다른 것으로 적당히 다 바꾸어 주어야 한다.
4 제일 인상적인 구절은 ’산은 고요라는 물이 흡수된 하나의 조그만 동네이다‘였다.
3) 분석하기
----ⓜ(metaphor/은유) ----ⓢ(statement/진술)
산
여러 것들이 함께 쌔근쌔근 숨쉬고 있다.----ⓢ
흙은 고독과 낭만을 만끽하며 숨을 쉰다.----ⓜ
바람은 단단한 침묵을 지키며 산을 활보하며 다닌다.----ⓜ
나뭇잎들은 위로 허망하게 쳐다고 보며 낙하한다.----ⓜ
해는 따뜻한 목욕을 시켜준다.----ⓜ
나뭇잎들은 우뚝 서서 바람과 놀아 주고 있고----ⓜ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는
바람 소리와 귀뚜라미 소리, 물소리와 나무들에게 가려서 묻힌다. ----ⓢ
꽃과 풀이 바람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돌멩이들 끼리는 조용히 수다를 떨고----ⓜ
나무들도 조금은 요란하게 머리를 턴다----ⓜ
산은 고요라는 물이 흡수된 하나의 조그만 동네이다----ⓜ
*
1 은유가 9개, 진술이 2개이다. 시의 내용의 깊이는 차치하고 은유를 이렇게 만들어 냈다는 것을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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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규
1) 브레인스토밍
대봉루(大鳳樓)
-대봉루는 나의 이층 침대이다
-대봉루는 타이머 한 시간을 맞춰 놓은 선풍기이다.
-대봉루는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이다.
-대봉루에서 자고 있으면 영원히 잠들 것 같은 개미 지옥 같은 존재이다.
-대봉루에 누우면 옛날 역사가 보인다.
-대봉루의 손잡이 사이에서 나에게 말을 건다.
-나에게 그 말은 드센 바람이다.
-대봉루에 누우면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다.
-대봉루는 산의 위이다.
-대봉루에 누웠을 때 뻐꾸기들과 귀뚜라미의 콜라보레이션은 클래식 곡이다.
-대봉루에 사는 매기가 나에게 말을 건다.
*
1 브레인스토밍은 이런 식으로 문장을 써도 된다. 다만 ’대봉루‘라고 계속 반복해 말할 필요 는 없다.
2 다른 방식은 단어만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놓고 그것들을 은유로 연결시킨다.
예를 들면, 선풍기, 자장가…라고 적어 놓았다면 ⇒‘선풍기가 자장가를 부르고 있다‘라고 쓸 수가 있다.
2) 본문 쓰기
대봉루
김순규
이것은 타이머 한 시간을 맞춰 놓은 선풍기이다
선풍기를 쐬고 있으면
옛날 고려시대 역사가 점점 떠오른다
역사를 그만 보고 싶지만 개미지옥처럼 빠져나갈 수 없다
이것이 그만하고 싶을 때 내가 빠져나간다
대봉루는 산의 위이다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배가 고프면 돌과 나무를 먹는다
거미가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그 말이 드센 바람으로 느낀다
잠이 솔솔 오면 이것이 자장가를 부르며
나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하려고 한다
넋을 잃고 눈이 감기면
뻐꾸기와 귀뚜라미의 콜라보레이션이 나의 귀를 통하여 심장에 박힌다
이것은 나의 아침이자 바다 위의 집이다
나에게 보금자리 같은 곳이다
*
1 잘 했네.
2 첫 행의 ’이것은‘ 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구태어 말 안 해도 읽는 사람이 대봉루라는 알기 때문이다. 제목이 ‘대봉루’이니까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대봉루라고 생각하고 있다.
3 순유처럼 거의 모든 행이 ‘~다’로 끝났다. 이건 시를 많이 쓰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고쳐지리라고 생각한다.
4 나에게는 대봉루를 선풍기로 본 것과 ’뻐꾸기와 귀뚜라미의 콜라보레이션이 나의 귀를 통하여 심장에 박힌다‘라는 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3) 분석하기
----ⓜ(metaphor/은유) ----ⓢ(statement/진술)
대봉루
이것은 타이머 한 시간을 맞춰 놓은 선풍기이다----ⓜ
선풍기를 쐬고 있으면
옛날 고려시대 역사가 점점 떠오른다----ⓢ
역사를 그만 보고 싶지만 개미지옥처럼 빠져나갈 수 없다----ⓢ
이것이 그만하고 싶을 때 내가 빠져나간다----ⓢ
대봉루는 산의 위이다----ⓢ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배가 고프면 돌과 나무를 먹는다----ⓜ
거미가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그 말이 드센 바람으로 느낀다----ⓜ
잠이 솔솔 오면 이것이 자장가를 부르며
나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하려고 한다----ⓢ
넋을 잃고 눈이 감기면
뻐꾸기와 귀뚜라미의 콜라보레이션이 나의 귀를 통하여 심장에 박힌다----ⓜ
이것은 나의 아침이자 바다 위의 집이다----ⓜ
나에게 보금자리 같은 곳이다----ⓢ
*
1 은유가 7개, 진술이 6개이다. 자꾸 연습하다 보면 주제를 잡아가는 요령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