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이트 등

by 현목




영도 다리는 쓰러져 가는 피난살이를 받쳐주는 힘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밤마다 영도 다리에 만년필 좌판을 펴놓고 카바이트

등을 달았습니다 불꽃은 이글거리지 않고 팔랑거렸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심지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심장에는 소리없이 카바이트 불꽃이 꺼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섯 형제를 먹여 살리고 이남 땅에 새끼를 칠 그들에게

살아갈 연장을 쥐어주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다리 밑의

파도처럼 달빛에 일렁였습니다 아버지의 70 평생의 카바이트

등 덕분에 새끼들은 새끼를 치고 그 새끼들이 또 새끼를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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