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짜 끼고

by 현목




사천(泗川) 가는 버스는 회색 구름 속을 달리고 있었다

삶의 냄새 같이 우중충한 의자 속에 모가지를 숨기고

짜부러졌다 누군가에게 전화 거는 소리가 뒤에서 흘러

귓가에 닿았다 ‘우짜 끼고’ 아니 저 말을 누가 알아듣는다는

말인가 어쩌면 하나님에게 하는 소린지도 모르겠다 ‘우짜

끼고’ 중얼거린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다 나를 지탱해

왔던 벽돌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녹이 슬었다 마음

속에서는 탱자나무가 자라서 어느새 울타리를 쳤다 찌르는

가시가 서로 엇갈리면서 촘촘히 박혀 바람마저 들어올

수 없었다 우연의 선택과 필연의 결과를 근거로 내세우면서

황량한 들판에 섰다 그래 니는 우짤 낀데 발밑을 바라보니

이 늦가을에 봄에 꽃필 큰봄까치꽃이 왠일인지 일찍 나와서

빤히 올려다 보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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