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의 기도

by 현목




나의 유익을 위해 무릎 속에 머리 박고

눈물 흘리는 것은 허위입니다


지켜 주셨으니 감사헌금

대학에 합격했으니 감사헌금

자동차 샀으니 감사헌금

병이 나았으니 감사헌금

그러면

지켜 주지 않았으니 안 감사헌금?

합격 안 했으니 안 감사헌금?

차 안 샀으니 안 감사헌금?

병이 안 나았으니 안 감사헌금?


내 살을 떼는 아픔도 없이

내 호주머니 동전 십원도 나감 없이

남을 위해 경건히

두 손 모으는 것도 위선입니다


주여, 오늘도 수억도 넘는 머리가

모두 모두 조아려

저마다 주시옵소서 주시옵소서 하고 두드리니

하나님 아마도

골치깨나 아프리라 사료되옵니다


하오니 주여

마른 가지처럼 육신을 털고 서 있는

겨울나무의 마른 가지가 드리는

맑은 영혼의 소리만 들어 주시옵소서


하오나 주여, 그것을 알고도

나는 또 다시 나의 유익을 위해

엎드려 악어의 눈물을 흘리겠나이다


하오나 주여, 실낱같은 은총을 내려 주신다면

하루에 0.1미리라도

나에게서 벗어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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