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by 현목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감옥문 같은 구멍으로 햇살이 꽃신으로

들어오고 있다

베개를 하고 누웠다

눈을 감으면 문지방 너머

밝은 태양이 눈에 따뜻하다

구멍으로 들어오는 몇 낱의 희망의 햇살

저 밝은 세상을 당당하게 달리고 싶다

태어날 때부터 회색빛 누명으로

털가죽을 둘렀다

어둠은 나의 호흡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쥐새끼 같은 놈

두 발로 싹싹 비는 것은

용서를 비는 것이 아니다

어둠 속을 미움의 화살로 쏘고

콩알만한 눈이 반짝이고 있다

이 무작위로 던져진 시궁창이 치가 떨려

아랫 턱이 떨고 있다

역전의 기회를 노리며

우아하게 등을 구부리고

오늘도 운명의 모서리를 잇빨로 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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