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병을 하기에는 대의명분이 모자라고
그냥 물러서려니
속은 끓는 가마솥이다
조금전만 해도 햇살이 지중해성 기후이더니
굴러가던 내 말 한마디가 슬쩍
오감이 모여 있는 어깨를 치고 말았는지
갑자기 눈꼬리에 천둥이 친다
알아서 집에 들어오던지 말던지 하란다
터벅터벅 돌아가는 골목길
우라지게 빈 깡통이 내 발끝을 걷어 찬다
어휴 흰 이빨 내놓고 대들어봐야
내 밥상만 손해지
딩동
여보 나요
입꼬리를 귀밑까지 끌어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문턱을 넘어 가는데
턱조가리 중앙에 뜨끈뜨끈하고도
열불나는 백일홍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