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에 대한 반성

by 현목

백일홍에 대한 반성




칭병을 하기에는 대의명분이 모자라고

그냥 물러서려니

속은 끓는 가마솥이다

조금전만 해도 햇살이 지중해성 기후이더니

굴러가던 내 말 한마디가 슬쩍

오감이 모여 있는 어깨를 치고 말았는지

갑자기 눈꼬리에 천둥이 친다

알아서 집에 들어오던지 말던지 하란다

터벅터벅 돌아가는 골목길

우라지게 빈 깡통이 내 발끝을 걷어 찬다

어휴 흰 이빨 내놓고 대들어봐야

내 밥상만 손해지

딩동

여보 나요


입꼬리를 귀밑까지 끌어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문턱을 넘어 가는데

턱조가리 중앙에 뜨끈뜨끈하고도

열불나는 백일홍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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