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서로 길이 어긋나기만 하고
돌아서 가는 축 쳐진 어깨는
봄비에 젖은 미루나무였다
날씨가 추워서 몸이 떨린다는 대답에
저 포도나무는 시다는 말은 하나의 소극(笑劇),
그래도 누우면
옆구리에 흰 달이 뜬다는 너에게
저녁에 한 입에 털어넣고 자라는
처방전을 주고 왔다
그리움을 해체시키는 금계랍(金鷄蠟)
너의 하늘은 노란 유채꽃으로 덮히고
청춘의 신열은 어차피 내릴 것이니, 성산포 유채꽃밭
액자 속에 잘 집어 넣고 골방에 걸어 놓으면
파란 색맹이 되어버린 바다는 때때로
너의 기쁜 해석의 오류를 바라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