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곰곰이 생각하는(止觀) 중이다
탐욕과 분노 털어버리려고
말을 없앴다
쇠뭉치의 계율(戒律)로 온몸을 꽁꽁 둘러쌌다
인연으로 모인 살과 뼈가
하세월의 비바람에 닳고 닳아
인연으로 흩어지는구나
깨달음의 햇살 아래 번뇌가 이슬처럼 사라지니
마음의 물은 요동도 하지 않고 가만 있다
수도꼭지를 열고
자비심으로 세상을 맑히려는 건
너무 분수에 넘치는 일,
아는 사람이 잘 되라고, 행복하라고
‘쎅시‘하다는 게 천하의 매력인 이 세상을 벗어나려고
그 동안 모아두었던 정혜(定慧)를 하얗게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