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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by 현목

그저




목에 쇠줄 달고

발목에 덫이 걸리고

쓰레기통에 내던져지고

배에 물통 만한 혹 달고

맞아서 온몸에 퍼렇게 멍들고

살다가 ‘구원’ 받은

개들 보면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 잘 자면

행복해 하더라

아니 사랑받고 있다고 여기면

그렇게 행복해 하더라

그저 살면 안 되나

다윈이 인간 자존심에 돌직구를 날렸지

세균이나 민들레나 딱정벌레나 인간이나

생명은 같다고

니가 인간이 된 건 우연이라고

살랑바람처럼 걸으라고

장자가 보고 가면

웃고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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